무토 대사 소환 후 차기대사 내정..부임 한달 이상 소요

한국과 일본의 외교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자국으로 소환(일시귀국)된 주한 일본대사 자리가 장기간 공석이 될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교체설이 나돌았던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가 소환 이후 교체된 뒤 차기대사가 부임하기까지 상당기간을 공석으로 둠으로써 일본이 강경한 항의의 뜻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은 오는 9월 정기인사에서 차기 주한대사로 벳쇼 고로(別所浩郞.59) 정무 담당 외무심의관을 내정하는 등 한·미·중 등 주요국 대사를 일제히 교체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일인 10일 오후 일본으로 떠난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대사는 20일 현재까지 꼬박 열흘째 일본에 체류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무토 대사는 여전히 일본에 머물고 있다"면서 "언제쯤 복귀할지에 대한 아무런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무토 대사의 후임자가 내정된 이상 벳쇼 차기대사가 부임하기까지 한 달 이상 주한 일본대사 자리가 비어 있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교가에서는 한일 관계의 냉각기가 어느 정도 계속될지를 가늠하는 잣대로 본국에 소환된 무토 대사의 복귀 시기를 꼽아 왔다.

일본은 지난 2010년 11월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에 항의해 소환한 모스크바 주재 자국 대사를 귀국 나흘 만에 돌려보낸 바 있다.

이후 러시아와 일본의 관계는 영토문제에 대한 시각차는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관계는 점차 개선되는 수순을 밟았다.

그러나 당시 러일 관계와 달리 한일 관계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직후 경색된 뒤 이 대통령의 일왕 사과 발언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유감 표명 등 양국간 공방이 격화되면서 갈등의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고 있다.

무토 대사의 복귀 시기는 차기대사가 내정된 만큼 지난 2005년 3월 소환된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주한대사의 본국 체류기간인 12일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다카노 대사는 당시 서울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발언한 것이 파문을 일으키자 본국으로 소환돼 12일 후에 복귀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