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0일 전당대회를 열어 여야 정당 중 처음으로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박근혜 후보의 선출이 확실시된다. 당은 추석을 전후로 선대위 체제로 본격 전환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이 후보를 선출함에 따라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시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박 후보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70~80%대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2위는 김문수 후보가 유력하다. 당은 하루 전날인 19일 20만명의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6000여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함께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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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전국 251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투표를 마감한 결과 최종 투표율이 41.2%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선거인단 20만449명 중 8만2624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 후보는 대권 재수 끝에 본선에 진출하며 국내 정당 역사상 유력 정당의 첫 여성 후보가 된다. 그는 후보 확정을 계기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며 쇄신과 화합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경선 기간 대립각을 세웠던 비박(비박근혜) 후보들과도 만난다. 박 후보는 19일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선거인단 투표를 마친 뒤 “수도권과 2040 세대로 외연을 확대할 복안이 있나”라는 질문에 “더 만나고 얘기를 많이 들으면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의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경선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후보수락 연설문의 큰 틀은 지난달 출마선언문에서 내세웠던 ‘국민행복’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공천헌금 의혹 파문에 대해 사과 및 수습하는 내용이 추가된다. 혁신과 화합, 소통을 강조하며 경제민주화 추진 의지를 거듭 나타낼 전망이다. 2007년 경선 당시 박 후보 측에서 준비했다가 쓰지 못했던 ‘승자용 연설’을 ‘재활용’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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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직후 당은 신속하게 대선 체제로 전환한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대선기획단과 선대위를 내달 말 추석을 전후해 출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선대위 발족 전에 대선기획단을 잠시 만들어 많은 인재를 모으고 국민 마음 속에 있는 바람직한 대선의 방향과 공약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 간 승부를 점치기 힘든 안갯속 판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권 재창출에 나선 여당과 5년 만에 정권탈환을 노리는 야당의 싸움이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단순한 여야 대결을 넘어 성(性) 대결구도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여부가 막판까지 대선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