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중(姜尙中) 도쿄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에 대해 '전략적 실수'라는 의견을 내놨다.

강 교수는 지난 18일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3주기를 맞아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이 '일본정치, 동아시아 평화, 탈핵'이라는 주제로 연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이 독도를 실효 지배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일본은 말할 것도 없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 국제사회에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은 전략적인 실수"라고 말했다.

한국이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관련 행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일본이 국제사회에 문제제기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라고 강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내부 사정과 동북아시아 역사를 고려하지 않았고 결국 동북아 민족주의라는 판도라의 상자만 연 꼴이 됐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에 대한 발언이 가장 컸다"며 "독도문제 자체만으로는 사태가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까지는 일본 국민의 반한(反韓)감정을 인식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일왕에 대한 사과요구는 한국에 우호적이었던 일본 내 좌파세력의 반발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교수는 한국이 양국 간의 관계보다 6자 회담 등 다국간의 관계로 전환해 동북아 긴장관계를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간 교류도 더욱 활발히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씨, 민주통합당 설훈 의원, 전 청와대 부속실장 김한정 씨, 서울대 사회학과 한상진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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