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경찰, 파업 광부에 발포…34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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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폐지 이후 최대참사
야당 "대학살" 강경진압 비난
야당 "대학살" 강경진압 비난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이 파업 중인 광부들에게 발포해 3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는 1994년 인종차별 정책이 폐지되고 민주화된 이래 남아공에서 벌어진 최대 유혈사태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가 항의시위를 준비하는 등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 등 외신들은 지난 16일 오후(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북서쪽에 있는 론민의 마리카나 백금광산에서 파업 중인 광부들을 강제 해산시키던 경찰이 총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리아 피예가 남아공 경찰청장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태로 34명이 숨지고 78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3000여명에 달하는 파업 광부 중 일부는 칼과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면서 해산을 종용하던 경찰들을 향해 돌진하자 경찰이 자동소총과 권총 등으로 실탄을 발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대학살(massacre)’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광부들을 평화롭게 해산시키려고 했으나 무장한 광부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방어 차원에서 무력을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충격을 받았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야당인 민주동맹(DA)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하면서 경찰을 비난했다. 광부들은 지난 10일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로 론민은 남아공에서 백금 채굴 작업을 중단했다. 론민은 세계 3위 백금 생산업체다. 유혈 사태가 벌어진 마리카나 광산은 론민 전체 생산량의 96%를 차지한다.
공급 차질 우려로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백금 가격은 올랐다. 10월 인도분 가격은 16일 전일 대비 2.8% 오른 데 이어 이날도 장중 1.5% 가까이 상승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