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상장 후 약세를 거듭하던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페이스북의 주가가 또 급락했다.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기간이 끝나면서 대량의 주식이 시장에 풀린 탓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이 주주들로부터 ‘언프렌드(unfriend·페이스북에서 친구관계를 끊는 것)’를 당했다”고 평가했다.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주가는 6.27% 급락한 19.87달러에 마감, 지난 5월18일 상장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종가가 20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으로, 공모가(38달러)의 절반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날 급락은 초기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를 금지하는 보호예수기간(90일)이 끝나면서 해당 주식 2억7100만주 가운데 상당수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페이스북 거래량은 전날보다 3배 늘어난 1억5160만주에 달했다. 페이스북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초기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분석됐다.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도 지난 6월 보호예수가 풀리던 날 주가가 9.8% 급락한 적이 있다.

문제는 앞으로 10개월 동안 약 20억주가 순차적으로 보호예수에서 풀린다는 것이다. 10월 2억4300만주를 시작으로 11월 13억2000만주, 12월 1억4940만주 등이 예정돼 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브라이언 바이저 피보탈리서치그룹 애널리스트는 “현재 상황은 11월에 풀릴 대규모 물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상장 첫주 장중 4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공모가 거품론과 2분기 실적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며 3개월 만에 반토막 났다. 1040억달러였던 페이스북 시가총액은 430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보유주식 가치도 191억달러에서 99억달러로 떨어졌다.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손실도 늘어나고 있다. 헤지펀드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페이스북 주식을 평균 31달러 선에서 총 1060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고 최근 공시했다. 16일 종가로 계산하면 약 36%(380만달러)의 평가손실을 낸 셈이다. 헤지펀드업계의 거물 스티브 코언 SAC캐피털 회장도 100만달러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