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가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1·사진)의 망명을 허용하면서 이해 당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 공관에 망명을 요청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전통에 따라 어산지의 망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티노 장관은 "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되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며 군사 법원이나 특별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사형이나 종신형에 처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실망스런 결정"이라며 "영국 정부는 어산지를 스웨덴에 송환해야 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어산지의 에콰도르 출국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스웨덴도 스웨덴 주재 에콰도르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공식 항의하는 등 에콰도르의 이번 결정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어산지는 현재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 2010년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뒤 영국으로 도피했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어산지는 보석으로 풀려난 뒤 스웨덴 송환 중단 소송을 제기했지만 영국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그는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한 뒤 망명을 신청했다. 어산지는 성폭행 혐의와 관련, 합의 아래 이뤄진 성관계라며 날조된 혐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