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미원상사, 동남합성 M&A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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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이지희, 대표이사 물러나
▶ 마켓인사이트 8월16일 오후 3시26분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남합성의 사내이사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미원상사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사실상 성공했다는 평가다.
동남합성은 16일 오전 인천 부평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 회장과 이장훈 전 대한파카라이징 대표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승인했다. 취재진 등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채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주총에서 김 회장은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사로 선임됐다. 두 회사는 세제 등에 들어가는 계면활성제를 생산하는 화학업체로 동종업계 적대적 M&A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동남합성은 주총에 이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도 변경했다. 창업주인 고 이의갑 명예회장의 맏딸 이지희 부회장이 사임한 대표 자리에 이 부회장의 남편 이장훈 씨를 새로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이씨는 앞서 열린 주총에서 이사에 올랐다. 지난 3월 주총에서 미원상사 측 추천으로 선임된 양종상 사장도 대표이사로 선출돼 각자 대표를 맡게 됐다.
이 부회장이 대표를 사임한 것은 경영권 유지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분이 5.63%에 불과한 상황에서 주요 주주인 이복 여동생 이주희 씨와 갈등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등은 지분 22.83%를 확보하고 올 1월 임시 주총에서 이 부회장의 해임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 틈에 2003년부터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미원상사 측이 최근 29.56%까지 확보, 사실상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권 분쟁은 ‘3각 경쟁 구도’가 됐다. ‘사면초가’에 몰린 이 부회장은 미원상사 측과 손을 잡음으로써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시켰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금은 공동 경영하는 모양새로 가고 있지만 지분이 훨씬 많은 미원상사 측에 무게가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