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파사트, '가격 거품 뺀' 미국산 독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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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4개월 만에 7세대 신형 출격
편의 옵션 6세대 보다 부족
獨 중형 디젤차 중 역대 최저 가격···4050만 원
"가장 좋은 자동차는 '배우자 같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스펙이 뛰어난 차가 '좋은 차' 정의를 내리는 절대 기준은 아닙니다. 언제 타더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삶을 윤택하고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차가 진정한 좋은 차라 할 수 있지요."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신형 파사트를 소개한 말이다. 박 사장은 지난 13일 서울 W호텔에서 열린 신형 파사트 미디어 시승회에서 "신형 파사트는 '잘 달리고 잘 멈추고 안전해야' 하는 자동차의 본실에 충실한 차"라고 강조했다. 첨단 기술과 편의 옵션이 풍부하진 않지만 자동차의 기본기에 충실한 차가 파사타라는 게 그의 설명.
1년4개월 만에 국내 수입차 시장을 다시 공략하는 파사트 신모델은 7세대 미국산이다. 그동안 한국으로 수입·판매된 폭스바겐 모델 중 원산지가 미국인 차량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동훈 사장은 "신형 파사트는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독일 폭스바겐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면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고객까지 잡기 위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놨다"고 말했다.
신형 파사트는 올 하반기 폭스바겐코리아의 야심작이다. 폭스바겐은 올 연말까지 2000대 정도를 공급할 예정이다. 구형 대비 싼 차값을 앞세워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파사트 2.0 TDI(디젤) 가격은 4050만 원으로 이전보다 480만 원 싸졌다. 배기량 2000cc급 독일산 디젤 중형차를 40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현재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BMW, 아우디 등 동급 중형차는 6000만 원 안팎에서 팔리고 있다.
하지만 신형 파사트는 가격 인하로 인해 편의 기능은 이전보다 결코 개선되지지 않았다. 가격 거품이 빠진 4000만 원이라는 차값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6세대 모델에서 선보였던 주차보조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나 전자동 주자 브레이크가 7세대 차량에는 옵션으로 제공하지 않는 등 일부 편의 품목은 후퇴했다.
시승 코스는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양평 강변카페를 돌아오는 100km 구간. 결과적으로 시승 내내 신차의 장점을 찾아봤지만 이전보다 뛰어난 점을 찾긴 쉽지 않았다.
신형 파사트는 소위 '스펙이 뛰어난' 중형 세단은 아니다. 가격이 싸진 만큼 고급 옵션이 풍부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쉽다. 폭스바겐이 경쟁 상대로 꼽은 BMW 320d와 비교해도 사양 차이가 크다. 선루프, 내비게이션, 가죽시트, 자동시트 조절장치 등 국산차가 제공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신형 파사트는 사이즈가 커져 실내 공간은 넓어졌다. 차체 길이(4870mm)은 6세대보다 103mm 길어져 1973년부터 약 40년간 이어진 파사트 역대 모델 중 가장 길어졌다. 뒷좌석 레그룸도 75mm 늘어나 이전보다 넉넉한 공간을 연출한다. 6세대보다 44ℓ 용량이 커진 트렁크(529ℓ)는 골프백 4개가 들어간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골프 2.0 TDI와 같이 단거리 가속감은 일품이다. 최고출력 140마력인 직력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에 6단 DSG 변속기는 이전 파사트와 같다. 출력보다 토크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이는 엔진 기술은 엔진회전수(rpm) 1750~2500 사이 중저속 영역에서 최대 토크 32.6kg·m의 성능을 낸다. 이같이 순간 가속이 뛰어나 고속도로 주행보단 시내에서 몰고 다닐 때 운전하는 재미를 준다.
스티어링휠(조향장치) 움직임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 운전대를 잡기가 수월했다. 연료탱크용량은 70ℓ로 경유를 가득 채우면 13만 원(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14일 기준)이 주유된다.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를 합산한 복합 연비는 14.6km/ℓ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연료소비효율은 구형 대비 약 10% 개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젤차의 경쟁력인 연비 만족도는 높지 않다. 시승 코스에서 평균 연비는 ℓ당 10km 정도 나왔다. 차가 멈추면 엔진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빠졌는데 이 기능이 장착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든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델에도 이 기능은 빠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폭스바겐은 내년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파사트가 속한 B세그먼트 시장이 전체 45%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바겐 CC, 파사트 등이 B세그먼트 판매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0월께 가솔린 2.5 모델을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차 그랜저 고객을 잡겠다는 파사트 가솔린은 3790만 원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편의 옵션 6세대 보다 부족
獨 중형 디젤차 중 역대 최저 가격···4050만 원
"가장 좋은 자동차는 '배우자 같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스펙이 뛰어난 차가 '좋은 차' 정의를 내리는 절대 기준은 아닙니다. 언제 타더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삶을 윤택하고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차가 진정한 좋은 차라 할 수 있지요."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신형 파사트를 소개한 말이다. 박 사장은 지난 13일 서울 W호텔에서 열린 신형 파사트 미디어 시승회에서 "신형 파사트는 '잘 달리고 잘 멈추고 안전해야' 하는 자동차의 본실에 충실한 차"라고 강조했다. 첨단 기술과 편의 옵션이 풍부하진 않지만 자동차의 기본기에 충실한 차가 파사타라는 게 그의 설명.
1년4개월 만에 국내 수입차 시장을 다시 공략하는 파사트 신모델은 7세대 미국산이다. 그동안 한국으로 수입·판매된 폭스바겐 모델 중 원산지가 미국인 차량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동훈 사장은 "신형 파사트는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독일 폭스바겐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면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고객까지 잡기 위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놨다"고 말했다.
신형 파사트는 올 하반기 폭스바겐코리아의 야심작이다. 폭스바겐은 올 연말까지 2000대 정도를 공급할 예정이다. 구형 대비 싼 차값을 앞세워 판매 확대를 노리고 있다.
파사트 2.0 TDI(디젤) 가격은 4050만 원으로 이전보다 480만 원 싸졌다. 배기량 2000cc급 독일산 디젤 중형차를 400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현재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되는 BMW, 아우디 등 동급 중형차는 6000만 원 안팎에서 팔리고 있다.
하지만 신형 파사트는 가격 인하로 인해 편의 기능은 이전보다 결코 개선되지지 않았다. 가격 거품이 빠진 4000만 원이라는 차값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6세대 모델에서 선보였던 주차보조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나 전자동 주자 브레이크가 7세대 차량에는 옵션으로 제공하지 않는 등 일부 편의 품목은 후퇴했다.
시승 코스는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양평 강변카페를 돌아오는 100km 구간. 결과적으로 시승 내내 신차의 장점을 찾아봤지만 이전보다 뛰어난 점을 찾긴 쉽지 않았다.
신형 파사트는 소위 '스펙이 뛰어난' 중형 세단은 아니다. 가격이 싸진 만큼 고급 옵션이 풍부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쉽다. 폭스바겐이 경쟁 상대로 꼽은 BMW 320d와 비교해도 사양 차이가 크다. 선루프, 내비게이션, 가죽시트, 자동시트 조절장치 등 국산차가 제공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신형 파사트는 사이즈가 커져 실내 공간은 넓어졌다. 차체 길이(4870mm)은 6세대보다 103mm 길어져 1973년부터 약 40년간 이어진 파사트 역대 모델 중 가장 길어졌다. 뒷좌석 레그룸도 75mm 늘어나 이전보다 넉넉한 공간을 연출한다. 6세대보다 44ℓ 용량이 커진 트렁크(529ℓ)는 골프백 4개가 들어간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골프 2.0 TDI와 같이 단거리 가속감은 일품이다. 최고출력 140마력인 직력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에 6단 DSG 변속기는 이전 파사트와 같다. 출력보다 토크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이는 엔진 기술은 엔진회전수(rpm) 1750~2500 사이 중저속 영역에서 최대 토크 32.6kg·m의 성능을 낸다. 이같이 순간 가속이 뛰어나 고속도로 주행보단 시내에서 몰고 다닐 때 운전하는 재미를 준다.
스티어링휠(조향장치) 움직임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아 운전대를 잡기가 수월했다. 연료탱크용량은 70ℓ로 경유를 가득 채우면 13만 원(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14일 기준)이 주유된다.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를 합산한 복합 연비는 14.6km/ℓ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연료소비효율은 구형 대비 약 10% 개선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젤차의 경쟁력인 연비 만족도는 높지 않다. 시승 코스에서 평균 연비는 ℓ당 10km 정도 나왔다. 차가 멈추면 엔진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빠졌는데 이 기능이 장착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든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델에도 이 기능은 빠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폭스바겐은 내년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파사트가 속한 B세그먼트 시장이 전체 45%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바겐 CC, 파사트 등이 B세그먼트 판매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0월께 가솔린 2.5 모델을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차 그랜저 고객을 잡겠다는 파사트 가솔린은 3790만 원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