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발동 걸린 에어컨의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예년 같으면 휴가철인 ‘7말8초’에 에어컨 장사를 접어야 했지만 올핸 8월까지 성수기로 자리잡으면서 에어컨 공장은 연장 가동 준비를 하고 있다.

위니아만도는 지난 1일부터 에어컨 판매량이 최근 3년간의 같은 기간 평균치보다 340% 증가했다고 13일 발표했다. 특히 8월 들어서는 지난 10일까지 열흘간 작년 8월 한 달간 판매량의 1.4배를 팔아 치웠다.

같은 기간 LG전자삼성전자도 7월 하순에 비해 3~4배 이상 많은 에어컨을 팔았다.

7월 초까지만 해도 에어컨 판매량은 작년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7월 셋째주부터 급증했다. 이 기간 위니아만도 에어컨 판매량은 전주에 비해 3.7배가량 증가했다. 삼성과 LG에어컨도 7월 셋째주부터 계속해서 전주 대비 3~4배 이상 많이 팔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에어컨 판매량은 6월에 정점을 찍은 뒤 휴가가 시작되는 7월 말이나 8월 초부터 급감한다. 하지만 올해는 폭염이 7월 하순에 본격 시작되면서 7월 말 이후에 판매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에어컨 가격도 급등 추세다.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닷컴’을 보면 삼성의 주력 에어컨(AF-HA153WGQC) 평균 가격은 7월 셋째주부터 올라 다섯째주엔 1주일 전보다 무려 35% 급등했다.

에어컨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업체들은 에어컨 공장을 연장 가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6일부터 시작되는 에어컨사업부 정기 휴가를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생산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