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뉴욕채널 상시 가동..의미있는 대화 없어"

북한과 미국의 고위당국자가 지난달 뉴욕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고 대북 식량(영양)지원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12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워싱턴DC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북ㆍ미간 비공식 접촉이 최근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서로 입장을 확인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른바 `뉴욕채널'은 북ㆍ미간 사실상 유일한 대화채널로, 기본적으로 항상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전화 혹은 이메일를 통해 대화하거나 간간이 만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채널이란 클리퍼드 하트 미국측 6자회담 특사와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를 중심으로 가동되는 비공식 외교 경로로, 최근 북ㆍ미간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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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직접 면담도 하트 특사와 한 대사 간에 이뤄진 것으로, 두 사람은 이 외에도 최근 몇차례 전화통화를 통해 대화채널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소식통은 "미국이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하는 경우 한국측에 이를 사전 혹은 사후에 통보한다"면서 "지난달 접촉도 한국측이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지난달 북ㆍ미 접촉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국제의무 준수, 주민 복지 등을 촉구하고, 북한은 미국에 식량지원을 요청하는 등 원칙적인 입장을 교환하는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접촉에 대해 지난 4월 북한 장거리로켓 발사로 경색된 양측 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의 심각한 홍수 피해로 국제사회의 지원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를 계기로 전면 중단한 영양지원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교도통신도 이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10일께 하트 특사와 한 대사가 뉴욕에서 만나 북핵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접촉에서 미측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를 거듭 비판하면서 핵개발 프로그램 중단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했으며, 북측은 식량지원 재개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특히 지난달 뉴욕접촉은 북미간 중재역할을 자임하던 중국의 개입 없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