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350만명에 국내총생산(GDP) 6조560억달러의 세계 10위(국력지수 기준) 국가.’

2050년 통일 한국의 모습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통일 한국의 미래상’ 보고서에서 남북이 내년부터 경제 통합을 이뤄 단계적으로 통일 수순을 밟아갈 경우 미래 통일 한국은 이 같은 모습을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한국 성장동력의 약화를 북한의 생산가능인구 유입으로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으며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도 경제력 증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연구원에 따르면 통일 한국의 GDP는 2050년 6조560억달러로 영국 독일보다 많은 세계 8위에 해당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이 분단 상태에서 성장할 경우의 4조730억달러보다 40% 가까이 많은 규모다. 1인당 GDP도 8만6000달러로 영국과 프랑스, 일본 등을 제친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가 늘어나고 인구 7000만명 이상의 자체 내수시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50년 통일 한국의 총 인구는 7350만명으로 세계 26위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15~64세 사이인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58%로 통일이 되지 않았을 때 한국(54%)보다 4%포인트 높다.

북한의 지하자원과 한국의 국방비 절감도 경제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주요 광물자원의 잠재 가치는 3조9033억달러로 한국의 24.3배에 달한다. 한국 내수의 절반만 북한에서 조달해도 연간 153억9000만달러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 또 통일 한국의 국방비 절감 효과는 내년부터 2050년까지 누적으로 1조886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GDP 대비 2.7%(2010년 기준)인 국방비 지출을 2013년부터 매년 0.1%포인트씩 줄여 2027년 독일 수준인 GDP 대비 1.4%만 지출한다고 가정한 경우다.

연구원은 통일 한국은 문화재 강국일 뿐 아니라 하계 올림픽에서 5위 이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스포츠 강국으로도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GDP, 인구, 군사력 등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율을 종합해 측정하는 국력지수상으로도 통일 한국은 세계 10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