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보험사들이 대출금리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인하 폭도 최대 3%포인트에 달한다. 보험계약대출(옛 약관대출) 이자가 ‘약탈금리’ 수준으로 높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다.

NH농협생명은 이달부터 보험계약대출 금리를 연 6.1%로, 전달의 6.2%보다 0.1%포인트 내렸다. 하나HSBC생명은 지난달 연 4.8~6.55%이던 금리연동형 대출금리를 이달부터 4.38~6.45%로 하향 조정했다. PCA생명도 변동형 대출금리를 연 4.9~7.5%에서 4.6~6.5%로 낮췄다.

보험계약대출이란 보험 해약환급금의 70~80% 범위 안에서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다. 별도 수수료는 없다. 하지만 최고금리가 연 10%를 넘고 있어 고금리 현금 장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흥국생명은 현재 연 4.75~13.5%인 확정형 대출금리를 다음달부터 4.75~11.5%로 낮추기로 했다. 확정형 가산금리의 경우 연 1.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대폭 인하한다. 알리안츠생명은 연 13.5%인 최고금리 상한선을 11%로 내려 다음달부터 적용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부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지만 물량이 많지 않은 만큼 상생 차원에서 감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오는 10월부터 확정금리형 보험상품에 대한 최고금리를 종전 연 13.5%에서 10.5%로 3%포인트 낮춘다. 이에 따라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연 6.1~10.5%가 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고금리뿐만 아니라 가산금리 역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당국의 압박에 밀려 올 상반기에도 대출금리를 낮췄다. 삼성생명은 지난 5월 종전 2.7%포인트이던 대출 가산금리를 2.3%포인트로 내렸다. 이에 따라 최고금리가 연 9.9%가 됐다. 반면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보험계약대출 최저금리를 지난달 연 4.5%에서 이달에 4.75%로 오히려 올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저금리를 적용받던 프라임 에이스 운전자보험이 단종되면서 금리구간이 바뀐 것일 뿐 금리 자체를 올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