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형준 교수 연구결과 해외 권위지 발표

국내 연구진이 여름철 대표 전염병인 콜레라를 진단하는 신기술을 개발해냈다.

국토해양부는 차형준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44·사진) 연구팀이 콜레라의 독소를 검출할 수 있는 '탄수화물칩(carbohydrate chip)' 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국토해양부의 '해양생명공학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어날리티컬 케미스트리>(Analytical chemistry) 온라인 속보에 7월 17일자로 발표됐다.

차 교수팀은 수인성 전염병 콜레라의 독소가 인간 세포 표면에 있는 탄수화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포를 감염시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착안해 탄수화물을 칩 표면에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기술을 개발, 콜레라의 감염 작용을 분석하고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2007년 탄수화물의 표면 고정화 기술을 개발한 뒤 2010년 이를 기반으로 탄수화물칩 제작 가능성을 제시했다. 재연성과 안정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거쳐 이번에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 기능성 탄수화물칩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개발된 탄수화물칩은 매우 낮은 농도의 콜레라 독소까지 검출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유사 염기서열이나 구조로 인해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기존 DNA칩이나 단백질칩보다 정확도 역시 뛰어나다.

특히 이번 연구는 DNA칩·단백질칩에 비해 칩 표면의 생체분자 고정이 어려워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던 탄수화물칩의 실용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콜레라 진단을 비롯해 앞으로 환경이나 질병진단 분석, 신약 후보물질 탐색 등 다양한 임상 응용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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