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를 ‘그년’이라고 지칭해 막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 “공천헌금이 아니라 공천장사”라고 전제한 뒤 “장사의 수지 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간다.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래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이 “격에 맞지않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이 의원은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이라며 “나름 많은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사소한 표현에 너무 매이지 마라”며 “‘그년’과 ‘그녀는’은 같은 말”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캠프의 이상일 대변인은 7일 “이 최고위원의 글을 보면 상스러운 욕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쓴 것임을 자인했다”며 “박 후보를 헐뜯고 비방하는 데 혈안이 돼 온 민주당에선 이제 쌍욕까지 내뱉은 사람이 나왔다.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이 최고위원은 자신의 인격이 천박하다는 것을 드러냈다”며 “인격의 끝없는 추락을 막으려면 박 후보와 여성, 국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잘못을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 여성계를 비롯해 국민 대다수가 분노의 회초리를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최고위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라고 재차 설명한 후 “조그마한 아이폰 사용 때, 그리고 한 번 보내기 클릭하면 정정이 안되는 트위터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그런 후 원문에서 ‘그년’을 ‘그녀는’으로 정정한 글을 다시 올렸다.

그렇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맥상 ‘그년’이 ‘그녀는’의 축약형이라기보다 이어 나오는 ‘서슬이’를 수식하는 표현으로 해석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핑계를 대기보다 차라리 깔끔하게 사과하는 자세를 보이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논란이 증폭되자 이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과 트위터 등 SNS상에는 이 최고위원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하여튼 뭐라도해서 튀어보고 싶어 안달난 군상들”이라며 “저질 의원을 솎아내야 한다”고 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사람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란 사실에 분노한다”고 썼다.

이 최고위원의 해명에 대해 다수의 네티즌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 라며 “많은 생각을 했다면서 결정적 오타는 왜 내느냐”고 비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