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6000만원 이상의 BMW 승용차가 인도 5일 만에 계기판 고장을 일으켰다면 새 차로 교환해 줘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차량 판매회사뿐 아니라 품질보증서를 교부한 제조사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24부(부장판사 김상준)는 BMW 소유자 오모씨가 “고장난 차를 회수하고 동일한 모델의 새 차를 인도하라”고 주장하며 판매사 코오롱글로텍과 제조사 BMW코리아를 상대로 낸 매매대금 반환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계기판 속도계의 속도 표시 바늘이 계속 0㎞를 표시하게 된 고장은 자동차 운행에 직저적이면서 중요한 지장을 초래하는 요인”이라며 “오씨가 이 결함을 알았다면 자동차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씨 자동차의 결함이 계기판 교체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수준임을 인정하면서도 “자동차 판매 후 불과 5일 만에 결함이 발견된 점으로 볼 때, 판매 전 해당 자동차는 이미 하자가 있었거나 하자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였을 것”이라며 자동차 매매 계약을 취소하는 대신 오씨가 새 차로 교환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제조사가 품질보증서를 낸 이상 판매사와 연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오씨는 2010년 10월 코오롱글로텍에 6240만원을 주고 2010년형 BMW 1대를 구입했다. 당시 BMW코리아는 오씨에게 차량에 대한 품질보증서를 교부했다. 그런데 오씨가 차를 인도받은 지 5일 만에 차 계기판의 속도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 고장이 발생했다. 코오롱글로텍은 계기판을 교체하는 보증수리를 제안했으나, 오씨는 새 차로 교환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