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서 펼쳐진 런닝맨 … 문화체육관광부 문전성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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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그램 '런닝맨'을 전통시장에서
대학생 런닝맨 시장으로 MT 가다
뜨거운 여름 날씨에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우림시장에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수많은 대학생들이 시장을 둘러보며 시계를 힐끔힐끔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전성시 사업이 후원하는 총 4회의 CashMob(이하 캐시몹) 중 첫 번째로 지난 4일 우림시장에서 열린 캐시몹 현장이다.
MT시장으로 방송에 나온 우림시장은 MT물품을 저렴하게 구입 할 수 있다. 경춘선의 이용으로 손쉽게 MT를 출발하는 대학생들이 MT 전 시장을 주로 이용한다. 규모와 가격에 놀라는 서울에 위치한 전통시장이다.
10개 대학교에서 구성된 건축 연합동아리 ArchiTen(아키텐)은 활동적인 청년들의 모임이다. 일반적인 대학생들과 달리 통통 튀는 생각과 사회적인 고민을 함께 공유하는 대학생들이 이번엔 도태되는 전통시장에 눈을 돌렸다.
오후 1시30분. '문화체육관광부 문전성시 사업'으로 만들어진 시장 속 '우림소극장'에는 학생들이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TV프로그램 런닝맨을 참고해서 아키텐에서 기획한 이번 캐시몹은 아키텐 청년들에 의해 전체 프로그램이 정해졌다. 시장을 돌아다녀 가격을 숙지해야만 유리했던 이번 캐시몹의 프로그램은 5명 내외로 팀을 이뤄 시장 바닥을 누볐다.
첫 번째 미션! '팀가르기' 전체 인원이 고전오락 둥글게 둥글게로 임시팀을 나눴다. 이런 임시팀은 각자 7명의 건축가가 그려진 카드와 가위 바위 보 패널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받았다. 최종적으로 서로 의도하지 못하게 선택된 팀이 최종팀으로 자기소개를 나누며 팀별 거점이 될 상가로 이동했다.
두 번째 미션은 팀별로 3가지 물건을 구입하기. '봉이 김선달'로 명명된 이번 미션은 총 3가지 물건을 구입해 개중 2가지 물건을 다른 팀에게 비싸게 팔고 싸게 사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페이스북에 팀별로 구입한 물건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한다. 자취생의 친구가 되어 줄 선인장이나 선글라스, 과일류, 고기를 구울 수 있는 불판 등. 이렇게 다양한 물건들이 시장에 있었나 놀라울 정도다.
잠시 쉬는시간 동안 팔지 못한 물건들은 경매로 교환을 유도하고 드디어 후반전. 팀별로 나눌 때 개개인이 받았던 가위 바위 보 패널을 이용한 서바이벌이 실시됐다. 이기면 그 팀의 물건을 훔쳐올 수 있는 기회! 시장을 뛰어다니는 대학생들의 발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모든 미션이 끝나니 시간은 어느덧 6시. 드디어 MT의 꽃 먹거리를 나누는 시간이다. 모두가 둘러앉아 고기를 굽고, 시장의 다양한 먹거리를 구해 나누다보니 한여름의 무더위는 웃음소리로 지나갔다.
대학생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당일 활동한 경험을 나눈 SNS의 장은 소란스럽다. 이번 기회를 통해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된 친구들도 눈에 띈다. 서로 "재미있다"며 덧글을 달고 추천을 했다. 캐시몹 체험에 대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박진근 군은 "만약 참여하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속에 살았을지도 모르겠다"며 SSM(Super Super Market)에서 느낄 수 없는 전통시장의 매력을 아는 분들이 노력해주니 더 새로운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문전성시 사업을 응원했다.
캐시몹은 현재 정부에서는 하지 못하는 활동 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올라와있다. 전통재래시장 살리기의 새로운 대안으로 지목되는 이번 캐시몹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하는 문전성시 사업을 통해 외국의 캐시몹과는 다른 더 한국적인 캐시몹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소비자들이 시장을 찾아 놀이처럼 즐기고 체험하는 과정을 SNS를 통해 알리면서 단순히 물품을 구입하는 차원을 넘어 전통시장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사회문화 운동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활동. 단순한 법규나 체제가 아닌 직접적인 활동이라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뜨겁다.
캐시몹은 현금을 뜻하는 캐시(Cash)와 무리를 뜻하는 몹(Mob)의 합성어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파급효과를 활용한 오프라인 이벤트의 한 형태다. 미국, 캐나다에서는 특정 가게를 선정해 주민들이 하루 동안 2만 원 내외의 돈으로 물품을 구매해 영세상인을 돕는 ‘착한소비’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직접 현장을 찾은 인원을 제외하고도 페이스북으로 이들을 지켜보고 응원한 ‘페친(페이스북 친구)’들까지 합하면 이번 ‘문전성시 캐시몹’의 전통시장 홍보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자세한 내용은 문전성시 문화시장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munhwasijang)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경닷컴 박병성 인턴기자(한양대 영문 3년) lop2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