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 중수익 투자상품의 대표선수, E씨 삼형제를 소개합니다.”

예비 은퇴자나 퇴직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유럽 재정위기로 시장 변동성이 커져 주식에 투자하자니 겁부터 난다. 그렇다고 은행채 같은 안전한 채권에 돈을 묻어두려니 기대수익률이 너무 낮다. 최근 자산시장의 화두가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쏠리는 이유다. 이른바 ‘E씨 삼형제’로 불리는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펀드(ELF),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런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대표선수’격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할 예비 은퇴자나 퇴직자들에게 유용한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시장 규모도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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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올 들어 30조원 발행

ELS와 ELF는 ‘쌍둥이 형제’처럼 비슷한 상품이다. 국내외 주가지수나 특정 주식(Equity) 가격에 연동해(Linked) 수익이 결정되는 증권(Securities)과 펀드(Fund)를 말한다. 투자손익은 발행시점에 미리 정해놓은 구조에 따라 결정된다.

ELS 시장은 본격적으로 상품이 선보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발행금액만 30조원에 이른다. 작년 한 해 발행총액인 35조원에 육박한다. ELS의 인기가 이처럼 높아진 배경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데 있다. 특히 최근 발행되는 ELS는 원금 손실 가능성을 줄여 안정성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원금 손실 발생 구간을 없앤 ‘노 녹인(No Knock-In)’형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동시에 상품개발시 고위험 고수익을 내기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확률과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익구조가 비교적 간단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져도 미리 정해 놓은 구간에서만 움직이면 약속한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 많다. 정해진 조건에 따라 수익이 지급되므로 수익률 예측도 가능하다. 진입 또는 환매 시점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투자자들은 투자성향에 맞춰 기초자산과 수익구조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월 지급식이나 ‘스텝다운형’(기간별로 수익구조와 조기상환 조건이 달라지도록 한 상품) 등 새로운 구조의 상품들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상품 종류에 따라 높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발행해 2006~2011년 상환된 ELS의 연 평균 수익률은 지수형의 경우 9.4%, 종목형은 19.5% 수준의 성과를 냈다.

ELF는 ELS를 펀드에 담아 한 번 더 포장해놓은 상품이다. 공모형 ELF의 경우 기초자산과 구조가 같고 발행사만 다른 4개 ELS를 25%씩 담도록 돼 있어 분산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TF, 지수를 주식처럼 매매

ETF는 쌍둥이 형인 ELS, ELF와는 생김새와 성격이 많이 다르다. 특정 주가지수의 수익률과 연동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다.

쉽게 말해 ‘주가지수를 매매하는 증권’이다. 인덱스펀드와 개별주식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셈이다. 업종, 테마, 해외지수, 원자재, 채권까지 여러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방식 또한 다양해 광범위한 수요를 만족시켜주고 있다는 평가다.

ETF 종목은 2002년 국내 1호인 ‘KODEX200’ 상장 이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2년 7월 말 현재 총 122개 종목이 상장돼 거래 중이다. 종류도 초기의 코스피(KOSPI) 추종형 상품 일변도에서 벗어나 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인버스형’, 손익 폭을 확대시킨 ‘레버리지형’, 특정 산업군에 집중 투자하는 ‘업종별 ETF’까지 다양하다.

장내시장에서 주식처럼 매매하므로 환금성과 유동성이 뛰어나고, 운용보수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올 들어 거래세 부과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지만, 지금은 개별주식 매도시 부과되는 0.3%의 거래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투자성과에 대한 즉각적인 예측이 가능하는 점도 일반 펀드에 비해 강점으로 꼽힌다. 기준으로 삼는 특정 지수 성과를 추종하도록 운용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ETF의 활용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한 계좌에서 주식, 채권, 원자재, ELS, ETF 등 다양한 자산에 동시 투자할 수 있는 자산배분형 랩(Wrap) 상품 ‘오페라(Opera)’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주식 편입 자산은 KODEX200, ‘TIGER200’ 등 ETF로만 구성해 운용하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 자산배분 솔루션으로서 ETF의 투자 묘미를 맛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명품 Pro-ETF’ 랩은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 외에 인버스형과 레버리지형에도 투자하는 상품이다. 시장 변동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거나, 주가 하락 위험을 헤지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KODEX200 또는 TIGER200을 10%씩 분할 매수하는 ‘분할매수형 ETF 랩’ 상품도 있다.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에 또 다른 투자 대안으로 추천할 만하다.

이 밖에 ‘똑똑한 적립식 서비스랩 ETF형’은 목표 설정은 물론 적립 방식까지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방식으로 선택해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언제든 적립금 조절이 가능하며 적립금에 따라 ETF를 자동 투자해준다. 목표 도달시엔 자동으로 이익을 실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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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덩어리’ E씨 삼형제지만 투자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은행 예금과 같은 원금보장형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부 원금보장형 상품도 존재하지만, 예금자 보호가 가능한 은행예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투자시에는 상품의 구조를 온전히 이해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스스로 감내 가능한 투자위험 수준을 정하고 성향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게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임상욱 <신한금융투자 투자상품부 과장 adastra77@shinh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