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이후 시장 반등과 함께 '숏 커버링(short-covering·매도한 주식을 재매입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숏 커버링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 4월 이후 최근까지 공매도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여서 숏 커버링에 따른 반등도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유진투자증권이 KOSPI200의 공매도 수량을 전체 거래량으로 나눈 숏 비율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시장 전체적으로 공매도는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비율은 지난 4월초에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차잔고 역시 4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 기준으로 KOSPI200 종목에 대한 대차잔고 누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코스피의 대차잔고는 약 35조원에 이른다. 지난 5월초 37조원 대에서 피크를 기록했던 대차잔고는 작년 말에 비해 약 20조원이나 불어나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이자 불과 4개월만에 20조원 이상 증가하는 엄청난 속도를 보였다.

대차잔고 증가와 공매도 증가가 연관되는 이유는 한국에서 대차거래 없이 주식을 공매도하는 소위 '네이키드 숏 셀(Naked short sell)'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를 하기 위해선 먼저 주식을 빌려오는 대차거래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공매도 증가는 대차잔고의 증가를 수반하게 된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가 무장해제 될 가능성(숏 커버링)에 주목한다"며 "최근 들어 매크로는 호전되고 있고 정책은 뒤에서 버티고 있어 사상 최고치 수준의 대차잔고가 숏 플레이어들에게 위협적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차잔고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7월말 이후 시장 반등에 숏 커버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퀀트 애널리스트는 "시장 전체적으로는 대차잔고가 소폭 감소한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본격적인 감소 반전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차잔고 증감 추이를 통해서는 최근 숏 커버링의 유입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하지만 지난달 26~31일의 시장 반등 상황에서 대차잔고의 감소폭이 컸던 종목들이 특히 주가 상승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나, 개별 종목별로 봤을 때는 7월말 이후 시장 반등에 숏 커버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지난 6월 이후 공매도 청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한국에서 숏 커버링이 연장될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주식수 대비 숏 인터레스트(미 청산된 공매도)의 비율은 6월 중순에 4.0%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7월 중순 현재는 3.8%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 애널리스트는 "7월 이후 미국에서는 2010년 9월이나 2011년 9월 때와 마찬가지로 급증했던 숏 인터레스트가 감소 반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추가적인 숏 커버링을 통한 시장 반등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과거 미국에서 숏 인터레스트가 감소 반전했던 시기(2010년 10월~2011년 2월, 2011년 10월~2011년 12월)는 한국에서도 누적됐던 대차잔고가 감소하고 시장 역시 반등했던 시기였다"며 "최근 미국의 경우를 감안하면 한국 역시 누적된 공매도의 청산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숏 커버링이 추가로 유입될 경우 주가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 삼성물산, 현대산업, GS건설,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상선, 현대백화점,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엔씨소프트, LG전자 등을 꼽았다.

이 종목들은 KOSPI100에 포함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지난 2일 현재 기준 주식수 대비 대차잔고 비율이 과거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7월 중 기록한 피크치 대비 대차잔고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시장 대비 주가 하락폭이 컸던 종목들을 선별했다.
"추가 숏커버링으로 반등 가능"…관심종목은?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