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자전거 테마' ELS, 주가 폭락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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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앞두고 물량 폭탄…참좋은레져 주가 급락
"이자 주지 않으려고…"
"운용사가 주가 관리" 주장도
"이자 주지 않으려고…"
"운용사가 주가 관리" 주장도
▶마켓인사이트 8월5일 오후 1시20분
자전거 테마주를 기초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이 만기를 앞두고 물량을 대거 쏟아내는 바람에 해당 기업 주가가 폭락, ELS 투자자뿐 아니라 회사 주주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 일부에서는 ELS 운용사가 약속된 수익률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고의로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참좋은레져 거래량 급증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참좋은레져 거래량은 지난 2일 63만주를 기록한 데 이어 3일엔 274만주까지 늘었다. 이틀간 거래된 주식은 7월 한 달 전체 거래량(175만1768주)의 두 배에 이른다. 매도 물량은 특정 증권사 창구를 통해 쏟아졌다. 이에 따라 참좋은레져 주가는 2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3일에도 10% 급락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참좋은레져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때문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2009년 8~9월 증권사들은 참좋은레져 등 ‘자전거 테마주’를 편입해 운용하는 ELS 상품을 만들어 사모로 판매했다. 참좋은레져와 한국전력, 삼천리자전거와 삼성증권 등 두 종목을 하나로 엮는 식으로 우량주를 하나씩 넣어 안정성을 보강했다.
목표수익률은 연 20%대 중반으로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일반적 ELS보다 높은 편이었다. 신영·동양 등 중형 증권사들이 집중적으로 팔았다. 한국투자·우리투자 등 대형 증권사도 판매에 참여했다. 참좋은레져가 들어간 ELS는 200억원 이상, 삼천리자전거가 포함된 ELS는 100억원 가까이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목표수익률이 높았고 당시 자전거 주식에 대한 기대감도 컸던 터라 증권사들의 예상보다 더 많이 팔려나갔다.
◆“운용사가 고의로 주가 떨어뜨려” 주장도
우리투자증권이 발행한 ELS 등 일부는 6개월 만에 조기상환됐다. 하지만 대부분은 조기상환되지 않고 만기까지 유지됐다. 참좋은레져와 삼천리자전거 주가가 떨어져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녹인(knock-in)’ 구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ELS 투자자들은 이자는커녕 원금도 받지 못할 신세가 됐다.
이들 ELS의 만기가 이달부터 돌아온다. 동양증권이 참좋은레져와 한국전력을 묶어 50억원어치를 판매한 ELS의 만기는 이달 중순이다. 20일 이후에는 신영증권이 발행한 비슷한 구조의 ELS 만기가 돌아온다. 이들 ELS의 녹인 구간은 삼천리자전거가 1만600원, 참좋은레져가 66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만기 상환을 위해 ELS 운용사들이 물량을 내놓고 있어 ELS 투자자뿐 아니라 해당 기업 주주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삼천리자전거의 경우 외국계 크레디트스위스(CS)가 최근 한 달 새 33만5532주를 매도, 7.45%에 이르던 지분율을 4.92%로 줄였다. CS는 지난달 참좋은레져 주식 20만주를 팔아 지분율을 7.87%에서 6.44%로 낮췄다. CS는 국내 증권사들을 대신해 이들 자전거종목 관련 ELS를 운용 중이다.
참좋은레져 주주들은 CS가 ELS의 만기 상환을 앞두고 고의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참좋은레져 지분 10.2%를 보유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삼천리자전거나 참좋은레져는 시가총액이 수백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ELS 운용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주가를 관리할 수 있었다”며 “ELS 투자자들에게 약속했던 이자를 주지 않기 위해 CS가 일부러 주가를 떨어뜨렸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자전거 테마주를 기초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이 만기를 앞두고 물량을 대거 쏟아내는 바람에 해당 기업 주가가 폭락, ELS 투자자뿐 아니라 회사 주주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 일부에서는 ELS 운용사가 약속된 수익률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고의로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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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참좋은레져 거래량은 지난 2일 63만주를 기록한 데 이어 3일엔 274만주까지 늘었다. 이틀간 거래된 주식은 7월 한 달 전체 거래량(175만1768주)의 두 배에 이른다. 매도 물량은 특정 증권사 창구를 통해 쏟아졌다. 이에 따라 참좋은레져 주가는 2일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3일에도 10% 급락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참좋은레져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때문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2009년 8~9월 증권사들은 참좋은레져 등 ‘자전거 테마주’를 편입해 운용하는 ELS 상품을 만들어 사모로 판매했다. 참좋은레져와 한국전력, 삼천리자전거와 삼성증권 등 두 종목을 하나로 엮는 식으로 우량주를 하나씩 넣어 안정성을 보강했다.
목표수익률은 연 20%대 중반으로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일반적 ELS보다 높은 편이었다. 신영·동양 등 중형 증권사들이 집중적으로 팔았다. 한국투자·우리투자 등 대형 증권사도 판매에 참여했다. 참좋은레져가 들어간 ELS는 200억원 이상, 삼천리자전거가 포함된 ELS는 100억원 가까이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목표수익률이 높았고 당시 자전거 주식에 대한 기대감도 컸던 터라 증권사들의 예상보다 더 많이 팔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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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이 발행한 ELS 등 일부는 6개월 만에 조기상환됐다. 하지만 대부분은 조기상환되지 않고 만기까지 유지됐다. 참좋은레져와 삼천리자전거 주가가 떨어져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녹인(knock-in)’ 구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ELS 투자자들은 이자는커녕 원금도 받지 못할 신세가 됐다.
이들 ELS의 만기가 이달부터 돌아온다. 동양증권이 참좋은레져와 한국전력을 묶어 50억원어치를 판매한 ELS의 만기는 이달 중순이다. 20일 이후에는 신영증권이 발행한 비슷한 구조의 ELS 만기가 돌아온다. 이들 ELS의 녹인 구간은 삼천리자전거가 1만600원, 참좋은레져가 66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만기 상환을 위해 ELS 운용사들이 물량을 내놓고 있어 ELS 투자자뿐 아니라 해당 기업 주주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삼천리자전거의 경우 외국계 크레디트스위스(CS)가 최근 한 달 새 33만5532주를 매도, 7.45%에 이르던 지분율을 4.92%로 줄였다. CS는 지난달 참좋은레져 주식 20만주를 팔아 지분율을 7.87%에서 6.44%로 낮췄다. CS는 국내 증권사들을 대신해 이들 자전거종목 관련 ELS를 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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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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