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궁사' 기보배, 슛오프 끝에 극적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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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바람 극복
8년 만에 女개인 금맥 이어
8년 만에 女개인 금맥 이어

대한민국의 ‘미녀 궁사’ 기보배(24)가 영화 ‘최종병기 활’의 대사처럼 변화무쌍한 바람을 뚫고 화살을 금빛 과녁에 명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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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기보배는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1점 차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한국 선수단 가운데 첫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의 7번째 금메달이자 역대 올림픽 양궁 18번째 금메달.
결승전이 열린 이날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는 바람이 수시로 변화하며 승부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바람의 방향은 계속 바뀌었고 속도도 초속 1.4~4m를 오갔다. 바람을 읽지 못하면 큰 실수를 할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보배는 침착하게 실수를 줄여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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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슛오프에서 갈렸다. 슛오프는 두 선수가 화살 한 발을 쏴서 둘 중 과녁의 중심에 더 가깝게 쏜 사람이 우승하는 제도다. 기보배가 먼저 사대에 들어섰다. 극도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 바람은 여전히 변화무쌍했다. 심호흡을 하고 날린 화살은 70m를 날아 과녁에 꽂혔다. 하지만 노란색이 아닌 빨간색. 9점 라인에 조금 못 미친 8점이었다. 금메달이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로만이 활시위를 당긴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은 8점 영역에서도 7점에 가까운 쪽에 꽂혔다. 기보배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기보배는 시상식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열심히 훈련한 결과가 금메달로 이어져 기쁘다”면서 “국민의 부담을 안고 우승을 거뒀다”고 울먹였다. 기보배는 메달을 따지 못한 팀 선배 최현주 이성진에 대해 “같이 고생하면서 훈련했는데 혼자 금메달을 따내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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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4년 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에 금메달을 넘겨주며 이번 대회 절치부심했고 기보배가 대회 2관왕에 오르며 다시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임을 증명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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