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절정이지만 동해안 해수욕장엔 피서객이 줄어 상대적으로 썰렁해졌다. 강원 영동 지역의 이상저온 현상 때문이다.

2일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이후 동해안 91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총 665만3769명. 대개 8월15일을 넘기면 바닷물 온도가 낮아져 입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여름철 이 지역 피서객은 2000만명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환동해본부 측의 설명이다.

이철희 한국외식업중앙회 강릉지부 사무국장은 “올 여름철 동해안에 저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피서객이 예년보다 20~30% 줄었다”고 말했다.

2일 전국 대부분의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었지만 강릉은 비까지 겹치면서 26도를 넘지 못했다. 동풍이 산맥을 넘으면서 달궈지는 ‘푄현상’으로 태백산맥 서쪽에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반면 동해안 지역은 낮 기온이 20도 중반대에 머무른 것이다. 강릉 등 동해안 지역은 다음주까지도 30도를 넘지 않는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늘한 날씨’로 해수욕과 백사장 선탠이 어렵게 되면서 해수욕장 상인들과 숙박업소들은 울상이다. 박종식 경포번영회 사무장은 “50년을 경포대에서 살았는데 태풍, 홍수, IMF 외환위기를 통틀어도 이렇게 장사가 안됐던 적은 없었다”며 “올해가 사상 최악의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포대의 한 숙박업소 사장은 “경포 해수욕장에 사람이 없어 손님도 예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고 15만원 하던 방값도 4만~5만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이 지난달부터 경포대 해수욕장 백사장 음주단속에 들어간 것도 피서객 감소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강경민/이지훈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