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 성적 기록…新 효자종목 떠올라

'숨은 진주' 김지연(24·익산시청)이 1일(현지시간)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가라앉아 있던 한국 펜싱 대표팀도 다시 활기를 찾게 됐다.

이번 대회 한국 펜싱은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잡고 런던에 입성했다. 2004년 이후 투자가 늘면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등장한 만큼 자신있게 "금메달"을 외친 것.

그러나 한국 펜싱팀은 경기 첫날부터 남현희가 연장전에 이어 3~4위전에서 역전패로 노메달에 그치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튿날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선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은 16강전에서 마지막 포인트를 앞두고 막스 하르퉁(독일)과 동시에 검을 교환했으나 심판이 상대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탈락하고 말았다.

3일째 에페 여자 개인전에선 신아람(26·계룡시청)이 연장전 종료 1초를 남겨두고 심판의 문제의 '1초' 경기 진행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되고 말았다. 1시간 가량 눈물을 흘리다가 진을 뺀 그는 3~4위전에서도 져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선수들은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음에도 매일 불운이 이어지자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부담감도 커졌다. 하지만 대표팀은 최병철(31·화성시청)이 남자 플뢰레에서 첫 메달을 획득하고 31일(현지시간)
정진선(28·화성시청)과 김지연이 값진 동메달과 사상 첫 금메달을 각각 따내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펜싱팀은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 성적 기록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한국은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김영호가 남자 플뢰레 금메달, 이상기가 남자 에페 동메달을 딴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금메달은 아예 없었고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남현희가 딴 은메달이 전부였다.

분위기가 바뀐 만큼 전망은 밝다고 볼 수 있다. 설욕을 노리는 남현희는 전희숙(서울시청), 정길옥(강원도청)과 팀을 이뤄 여자 플뢰레 단체전에 나선다.

구본길과 원우영(서울메트로),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이 출격하는 남자 사브르도 단체전에서 메달을 노린다. 또 이번 대회 '최대 희생자'로 기록된 신아람이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한을 풀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최악의 사건들로 힘든 초반부를 이겨낸 한국의 검객들이 또 다른 '금빛 찌르기'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