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닷새 만에 소폭 하락한 코스피 지수는 2일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지수를 끌어올릴 만한 별다른 모멘텀(상승동력)이 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Fed가 8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 간 정례회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추가 양적완화책(QE3) 등 시장이 기대해 오던 경기부양책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 영향으로 뉴욕증시 역시 실망감에 하락 마감했다. 따라서 이날로 예정된 ECB 금융통화정책 회의에 대한 시장의 '관망 심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날 미 뉴욕증시는 Fed가 추가 경기부양책과 관련해 사실상 '무대책'을 발표한 탓에 일제히 하락했다. Fed는 다만,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비관적인 진단을 내놓은데 이어 고용시장 개선과 경제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혀 증시의 추가 하락을 막아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2.55포인트(0.25%) 내린 1만2976.13에 장을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00포인트(0.29%) 떨어진 1375.32, 나스닥지수는 19.31포인트(0.66%) 하락한 2920.2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초반 뉴욕증시는 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일제히 상승 출발한 뒤 그간 시장이 기대해온 '특단의 대책'이 없는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되자 약세로 돌아섰다.

Fed는 이날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0.00~0.25%)으로 유지하고, 2014년 말까지 낮은 수준의 금리가 보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앞으로 금융시장 움직임, 물가안정, 고용상황 등을 면밀히 살피고 필요하다면 경기조절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1일(유럽 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또 다시 그리스 은행시스템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전망한 이후 자산의 질과 자본, 수익성, 자금조달이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8월 최대 이벤트인 ECB 통화정책 회의를 눈앞에 두고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의 FTSE 100 지수와 프랑스 CAC 40 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1.38%와 0.91% 오른 5712.82와 3321.56으로 장을 끝냈지만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26% 내린 6,754.46으로 거래를 마쳤다.

또 유로존 재정위기의 장본인인 그리스와 이탈리아 증시는 각각 0.13%와 0.09% 소폭 오른 반면 스페인 증시는 0.21% 약세를 보였다.

8월 첫 번째 대외 이벤트인 FOMC의 '무대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국내 증시도 이틀 연속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당초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QE3 등장은 다소 이르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무엇보다 ECB의 경기부양책이 글로벌 증시 상승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증시는 Fed의 FOMC 결과보다 ECB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더 주목할 것"이라며 "ECB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시장은 관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FOMC 회의에서 이번에 추가 금융완화조치를 단행하지 않더라도 시장이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그러나 "ECB 회의에서 국채 매입 프로그램 등 강력한 조치가 재개되지 않으면 스페인은행 직접지원 무산과 같은 실망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