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은 북한이 금강산 현지에서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9주기(8월4일) 추모식을 열겠다는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31일 밝혔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난주 북측에 금강산에서 정 회장 추모행사를 하겠다는 의견을 보냈고, 북측이 지난 28일 ‘와도 좋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북측이 허용하면 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정 회장 추모 행사는 지난해처럼 올해도 금강산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통일부에 방북을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충분한 사전설명을 했기 때문에 승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 방북단은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을 비롯해 10명 내외로, 오는 3일 북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정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방북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대신 정 회장의 묘소가 있는 경기 하남 창우리 현대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현 회장은 기일마다 현대선영을 찾았다”고 말했다.

방북단은 금강산에서 간단한 추모식을 하고 회사 소유의 시설물을 살펴본 뒤 당일 오후 귀환할 예정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 등과 관련해 북한 관계자들을 만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신변안전 보장시 금강산 관광 재개가 가능하다’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금강산 관광사업을 완전 결딴 낸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서욱진/조수영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