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제 금융권이 도울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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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e@hankyung.com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과 유동성 위기로 생사의 기로에 선 중소 건설회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중소 건설사 임원은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제로(0)”라며 “직원 월급이 두 달째 밀렸는데 뾰족한 해법이 없어 난감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가 이달께 내놓을 ‘금융 지원책’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금융위원회는 건설공사 미수금을 급히 현금화할 수 있는 ‘건설공사 브리지론’ 보증을 다시 시행할 예정이다. 회사채 발행이 힘든 중소 건설사와 다른 업종 기업의 회사채를 절반씩 묶은 뒤, 신용보증기금이 신용을 보강해서 매각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하반기 1조5000억원 범위 내에서 발행하기로 했다.
건설업체는 자금 지원에 앞서 직·간접 종사자가 200만명을 넘는 건설업에 대한 금융권의 부정적 인식 개선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은 부동산시장 활황기였던 2000년대 중반까지 건설업계가 유발한 엄청난 대출 수요의 최대 수혜업종이었다. A건설 사장은 “1970~1980년대 중동 붐 때 건설업계의 외화 획득으로 한국 금융의 기반이 다져졌고, 2000년대 주택경기 활황 때도 가장 큰 혜택을 누린 게 주지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의 인식 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정부가 마련 중인 ‘긴급 금융지원대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브리지론 보증이나 P-CBO 발행으로 생긴 자금이 채권단의 주머니로 빨려들어가는 건 시간 문제라고 우려한다. 한 워크아웃 건설사 사장은 “금융권이 채무 회수에만 급급하면 살아남을 건설사는 10%도 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권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정부의 지원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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