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 등 정책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8월 초부터 ECB와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으로 같은 달 말에는 벤 버냉키 의장의 잭슨홀 미팅 등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 시장을 짓눌렀던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불안감들이 정책회의들을 통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외국인들이 지난 1,2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이는 것도 불안감 완화의 신호라고 진단했다. 지수는 이런 정책 기대감에 힘입어 1900에서 2000선까지 단기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31일 "현재 1840선은 지난 저점 대비 100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으로 전날(30일) 하루 정도 숨고르기를 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ECB 총재의 적극적인 발언 이후 시장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ECB에 대한 기대치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정상들이 휴가 기간 중에도 긴급회의를 갖는 등 유로존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건은 ECB에서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나 추가 금리인하 등 어떤 정책이 선제적으로 나올 것인가 하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ECB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한 '깜짝 정책'들이 나올 경우 증시는 추가적인 반등세를 더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조정의 빌미가 될 우려도 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와 FOMC 정책 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FOMC의 경우 추가 양적완화(QE3)를 제외한 다른 카드들을 쓸 여지가 많지 않지만 ECB는 나름 글로벌 정책 공조에 대한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적극적인 신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최근 2거래일간 9000억 정도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는데 외국인들의 본격적인 복귀를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규모 상으로 보면 유럽 쪽 불안감들이 완화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초점]정책 기대감에 '외인' 대량 매수…"2000까지 단기반등"
최근 2거래일 간 외국인 삼성전자 현대차 모비스 기아차 LG화학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수 규모를 늘려왔다.

오 연구원은 "ECB가 이번에 무엇인가 할 것이다 하는 부분들은 이미 현 지수 수준에서는 선반영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ECB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 외에도 LTRO 등을 언급한다면 글로벌 정책 공조에 대한 신호탄으로 여겨져 시장의 기대감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수는 8월 한 달간 이런 글로벌 정책 기대감을 재료 삼아서 1900~2000선까지 단기 반등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세계 실물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중장기 추세 전환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 연구원은 "그동안 유로존 우려 등에 눌려있던 부분, 특히 국내 증시는 IT 비중이 높아 우려가 반영됐던 폭이 컸다"며 "정책 기대감에 기술적 반등이 크게 나오면서 그동안 지나치게 부정적이었던 부분에 대한 반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