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일인토트 이종철 사장 "셰브론·셸도 우리 실링 제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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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산업용 실링 국산화
중동 포함 21개국 수출
이달의 무역인상 수상
중동 포함 21개국 수출
이달의 무역인상 수상
“1990년대 말까지 우리나라에서 산업용 실링(sealing) 제품을 해외에 수출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죠.”
국일인토트(사장 이종철·54)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실링 제품의 국산화에 뛰어들어 미국 중동 등 21개국에 연간 300만달러어치 이상을 수출하는 강소기업이다. 산업용 실링은 정유, 석유화학, 조선, 발전소 설비의 유체누설을 방지하는 개스킷과 패킹(packing) 제품을 말한다.
이종철 국일인토트 사장은 “1982년만 해도 실링 제품하면 구멍난 상하수 배관의 땜질 재료부터 떠올렸다”며 “하지만 초고압과 고온 등 극한 환경을 견뎌내는 특수산업용 실링 제품 전성시대가 곧 올 것이라 믿고 국산화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겁 없이 뛰어들었지만 기술력이 문제였다. 이 사장은 연구원들과 함께 미국 등 선진국 업체를 찾아 기술 습득에 매달렸다. 1997년 첫 국산화한 범용 메탈 개스킷이 제품의 질은 물론 가격도 선진국 제품보다 20% 정도 저렴하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 8만달러어치나 팔려나갔다. 이때 자신감을 얻은 이 사장은 정유·석유화학 공장 건설붐이 일고 있는 중동시장에 적합한 실링 제품의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했다. 이로부터 10여년 뒤인 2008년 메탈에 특수합금소재를 혼합해 초고온, 초저온 등의 극한의 조건 아래서도 원상태로의 복원력이 뛰어난 ‘하이플렉스 개스킷(hiflex gasket)’을 세계 최초로 국산화했다. 이 제품은 오만 국영석유회사인 ORPC의 시운전 과정에서 생겨난 가스 누설을 해결하면서 중동시장 진출의 발판이 돼 현재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GCC 5개국(쿠웨이트,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의 초대형 정유·석유화학 설비 공사에 폭넓게 공급되고 있다.
국일인토트는 지금까지 100여가지의 특수산업용 실링 제품을 국산화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미국 정유회사인 셰브론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셸, 일본의 히타치, 미츠이 등에도 국일인토트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
이 회사의 수출은 2002년 100만달러, 2007년 200만달러, 2011년 350만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했다. 국내에서는 GS칼텍스와 SK에너지 등 대형 정유사와 석유화학업체들이 이 회사 제품의 주요 공급처다. 국내시장 점유율이 27%로 관련 업계 1위를 차지한다. 지난 7월 ‘제50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수상한 이 사장은 “지속적인 R&D를 통해 2015년 매출 500억원의 글로벌 실링 제품 전문 메이커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