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최석운 씨(51) 작품을 보려면 먼저 허리띠부터 풀어야 한다. 원색적인 웃음폭탄이 관객을 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웃음보따리의 한가운데 탐욕의 상징인 돼지가 있다.

탐욕은 사람의 얼굴을 돼지처럼 추하게 만든다. 그것은 욕망이 얼굴에 남긴 주홍글씨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이 추하게 변해가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돼지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이중의 통렬한 풍자다. 그 돼지와 다름없는 인간들과 한배를 타고 가니 세상이라는 배는 늘 좌우로 기우뚱댄다. 균형을 잡는 비책은 탐욕을 웃음에 실어 날려보내는 것이다. 최석운 작가의 ‘유람’에 담긴 속뜻이다. 오는 8월29일 인사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K-아트 스타, 미의 제전’ 출품작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