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전차군단'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유로존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둔화로 기업 실적이 저조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책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적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는 종목에 매기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30일 오후 1시 34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만2000원(3.41%) 오른 12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 연속 강세를 보이며 10% 가량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도 1%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도 2~4%대 급등세다.

이같은 전차군단의 강세는 외국인이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675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기전자업종을 1779억원, 운송장비업종을 1021억원 어치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88만주,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를 각각 17만주, 10만주 이상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LG전자도 10만주 가까이 순매수중이다. 또 기아차와 현대차를 각각 25만주 이상, 현대모비스 12만주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의 전차군단 매수세는 시장이 안정되면서 관심이 또다시 실적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경기 불안에 따른 수출 및 가계부채 등에 따른 내수경기 회복 기대감의 약화로 추정치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기업실적은 2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로 인한 실적 차별화 및 주가 차별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월 경기소비재, 유틸리티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세부 업종별로는 밸류에이션과 성장성 및 이익모멘텀을 고려한 투자매력도를 바탕으로 자동차, 철강금속, 반도체, 유틸리티 등의 섹터에 대한 비중확대를 제안했다.

자동차는 유럽시장에서의 꾸준한 점유율확대 및 유럽기반 업체들의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되며 철강금속은 가격 반등 시도와 추가적인 원료투입가격 하락으로 3분기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실적 개선으로 높은 실적 가시성과 낮은 실적 변동성이 투자심리 제고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유틸리티는 발전원료의 가격하락 및 전력요금 인상 가능성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8월 포트폴리오로 디플레이션과 리플레이션의 양방향성을 취할 수 있는 경기민감주와 배당주를 혼용하는 `바벨전략`을 권유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책 믹스(Policy Mix) 효과에 따른 G2 경기회복 모멘텀을 겨냥해 대표적 경기민감주인 IT, 자동차, 철강금속, 화학, 에너지, 기계 등의 비중확대 그리고 하반기 이익이 개선되면서 배당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는 연말 배당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것을 추천했다.

강 팀장은 유로존 리스크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보다는 하반기, 그리고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괴롭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건설 등의 업종은 비중 축소를 권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