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궁사' 기보배의 '한발'이 메달 색깔 바꿨다
한국여자양궁대표팀이 올림픽 7연패에 성공하며 양궁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이성진(27, 전라북도청), 최현주(27, 창원시청), 기보배(기보배, 광주시청)로 구성된 한국여자양궁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그라운드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210-209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 단체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활을 잡는 궁사의 임무는 매우 막중하다.

자신의 한발 여부에 따라 메달 색깔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한 양궁대표팀은 중국과 접전을 펼쳤다. 마지막 한발을 책임지러 나온 이는 박성현이었다. 박성현이 9점을 쏘면 동점을 이루고 10점을 기록하면 금메달을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다.

메달의 색깔은 박성현의 어깨에 달려있었다. 이 상황에서 박성현은 대범하게 활시위를 당겼고 활은 그림같이 정중앙에 꽂혔다. 10점을 쏘면서 한국은 중국을 한 점 차로 제치고 올림픽 5연패를 달성했다.

아테네에서 일어난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런던에서 재현됐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인 기보배가 4엔드 마지막 활을 책임지러 들어섰을 때 스코어는 201-209였다. 8점을 쏘면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무조건 노란 과녁에 활을 꽂아야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기보배는 시간을 오래 들이지 않았다. 호흡을 가다듬은 기보배는 짧은 순간에 활시위를 놓았다. 활은 그림처럼 날아갔고 9점대에 꽂혔다. 210-209로 전세를 뒤집은 한국은 한 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의 에이스인 기보배는 결승전에서 흔들렸다. 특히 1엔드 첫 발을 6점대 과녁에 꽂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두 번째 점수도 7점에 그쳤다.

하지만 2엔드에서 9점을 쏘면서 리듬을 찾기 시작했다. 3엔드에서는 10점을 기록했고 마지막 4엔드에서 남은 두 발은 모두 9점을 기록하며 에이스의 역할을 다했다.

단체전에 앞서 열린 랭킹라운드에서 전체 1위(671점)에 오른 기보배는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