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다음달 증시의 '시금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임수균, 김기배 삼성증권 연구원은 30일 "이번주 증시 흐름을 예상해 보기 위해서는 지난주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 것인 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며 "다행히 이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은데 이번주 중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서 8월 2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 회의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 연준은 FOMC뿐 아니라 의회 출석이나, 잭슨홀 미팅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책을 발표해 왔지만, ECB의 경우는 거의 정례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정책을 발표해왔다"고 설명했다.

작년 하반기 증시 안정에 큰 기여를 했던 커버드 본드 매입과 유럽 은행들에 대한 유동성 공급 조치, 두 차례의 장기대출 프로그램 (LTRO) 등이 모두 ECB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서 나온 내용들이라는 것.

임 연구원은 "이러한 과거의 사례를 보나 이벤트 일정 상으로 볼 때 이번에도 드라기 총재가 시사한 ‘충분한 조치’는 ECB의 정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결국 내달 2일의 ECB 통화정책 회의가 향후 주가 흐름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드라기 총재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서 의미 있는 대책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 연구원은 다만 이미 강하게 반영된 호재가 향후 악재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으며, 단기적으로 시장의 기대감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은 오히려 증시의 추가 반등에 부담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ECB의 정책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오히려 반락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ECB의 대응 강도가 제한적인데 눈높이만 높아진 상황이라면 높아진 눈높이만큼의 조정이 동반되는 과정 또한 불가피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ECB의 정책 대응은 8월 증시 전체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이벤트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고 임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내달 1일 미 FOMC 회의와 2일 ECB 통화정책 회의, 그리고 8월 초에 집중된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이후 글로벌 증시가 상당 기간 모멘텀(상승동력) 공백기에 들어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