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자부심인 '문학·대중음악' 내세워 8만 관중 압도

런던올림픽 개막식 행사는 영국의 역사와 정체성, 가치, 유산, 디지털 시대와 미래를 담았다. 이 스토리라인의 핵심 코드로 '문학'과 '대중음악'이 활용됐다.

영국은 세 번째 개최한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 '대문호' 셰익스피어와 '팝의 전설' 비틀스를 전면에 내세워 근현대사를 재조명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The Tempest'의 대사 "두려워하지 마라. 영국이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할 것이다."가 적힌 23t의 대형 '올림픽 벨'이 울리며 개막식은 성대한 막을 올렸다.

이어 셰익스피어 작품 출연으로 유명한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케네스 브래너가 '더 템페스트'의 한 대목을 힘차게 낭독했다.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네 지역 출신으로 이뤄진 합창단이 부른 '예루살렘'의 가사도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밀턴'에서 따왔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은 어린이 문학의 고전인 '피터 팬'의 도입부를 직접 읽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아동 도서 '메리 포핀스'의 주인공도 등장했다.

영국은 또 비틀스를 비롯 롤링스톤스, 레드제플린, 딥퍼플, 퀸 등 팝스타를 줄줄이 배출하면서 서구 팝과 록음악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현대 팝음악을 완성해낸 비틀스는 '20세기 대중음악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진다.

개막식 행사에선 록밴드 악틱 몽키스가 비틀스의 명곡 'Come Together'를 연주했고, 이어 대표곡 'She Loves You'를 연주하는 비틀스 전성기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일부 출연진은 비틀스가 1967년 발표한 명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표지 인물을 연상시키는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피날레는 비틀스 출신의 폴 매카트니가 히트곡 'The end'와 'Hey Jude'를 노래하며 장식했다.

비틀스 공연 외에 영국을 대표하는 팝스타들이 출연해 멋진 공연을 선사했고 영국이 낳은 팝 명곡들이 흘러나왔다.

비틀스와 동시대 라이벌 밴드로 활약했던 롤링스톤스의 대표곡 'Satisfaction'을 비롯해 더 후(The Who)의 'My Generation, 퀸의 'Bohemian Rhapsody' 등 주옥같은 팝의 명곡들이 댄서들이 군무를 출 때 배경음악으로 흘렀다.

1970년대 후반 실업 상태에 빠진 영국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준 펑크록의 대표곡인 섹스피스톨스의 'God Save the Queen, 클래시의 'London Calling'도 8만 관객의 심장을 두드렸다.

영국 출신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Chariots of Fire' 등을 연주하는 등 클래식의 전통도 과시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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