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중개인 보험설계사 등 금융중개인들이 최근 들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당국의 규제 및 단속 강화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4월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고금리와 대출사기 채권추심 보이스피싱 등 사금융에 따른 서민 피해가 워낙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대출이나 금융상품을 소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금융중개 비즈니스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는 게 이 분야 종사자들의 얘기다. 한 대출중개인은 “요즘은 고객에게 정상적인 상품을 소개해도 사기꾼이란 의심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전했다.

온라인 금융 기반이 확산되는 것도 또 다른 배경이다. 소비자들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온라인 거래나 금융상품을 선호하면서 중개인들이 설 자리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온라인 보험이나 대출이 늘어나는 게 이를 방증한다. 온라인 자동차보험만 해도 2011회계연도의 보험료 규모가 2조9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 늘어났다. 온라인 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전년 대비 2.9%포인트 높아진 25.1%를 기록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전체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국내 온라인 시장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중개인을 찾는 수요도 수년째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인중개사들이 줄줄이 업계를 떠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 외국계 은행의 대출중개인은 “지금은 아파트를 돌며 전단을 붙여봤자 효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