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오 오죤필름 대표 "5전6기 '연가시'…충무로 생활 18년 만에 돈 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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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등 빼고 가족영화로…벌써 순이익만 90억원
"꾸준히 투자받는 비결?…단 한번도 예산 안넘겼죠"
"꾸준히 투자받는 비결?…단 한번도 예산 안넘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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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연가시의 공포를 느끼기 위해 극장을 찾았고, 아이들과 함께 온 아버지들은 가장의 권위를 회복하는 이야기에 매료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극중 연가시의 징그러운 장면들을 최소화했다. 너무 흉하면 가족 관객들이 발길을 돌릴 것으로 판단해서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욕설도 모두 뺐다.
“10대 영화시장이 정말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10대 예매율이 ‘스파이더맨’보다 높았어요. 심지어 너댓 번을 본 아이들도 있더군요. 파트너를 바꿔가며 영화를 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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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쓴 박정우 감독에게 가능한 한 신을 축소해 비용을 줄이도록 했어요. 덕분에 재난영화인데도 일반영화 정도의 비용만 들이게 됐습니다. 흥행작 ‘주유소습격사건’ 등의 시나리오를 썼던 박정우 작가는 감독으로 데뷔해 두 차례 실패한 뒤 이 영화로 관객몰이에 성공했습니다.”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나온 김 대표는 1994년 ‘영원한 제국’의 스태프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2006년 오죤필름을 설립한 뒤 ‘미스터 소크라테스’ ‘스승의 은혜’ ‘내사랑’ ‘부산’ ‘심장이 뛴다’ 등 5편을 제작했지만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그 자체가 기록이다. 충무로에서 2~3편 실패한 제작자는 투자를 못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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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든 스태프는 제작사가 지정하도록 계약한다. 감독들이 때로 값비싼 스태프를 요구할 경우에는 능력은 비슷하지만 임금은 적게 줘도 되는 스태프를 선택한다.
“저는 1인 기업입니다. 직원이 없으니 실패한 동안 경상비도 덜 나갔죠. 기획료와 월세 50만원 정도의 사무실 비용만 지출했어요. 나머지 잡무는 저 혼자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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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창업 5주년 기념식에 모인 지인들에게 5년간 손해만 끼쳤으니 앞으로 5년은 이익을 돌려주겠다고 말했어요. ‘연가시’가 그 약속을 지키게 해줬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나가도록 힘쓰겠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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