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생활가전 상반기 매출 23조ㆍ영업익 1조 돌파
TV는 6년 연속 1위ㆍ생활가전 1등 DNA 이식 진행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의 관심은 온통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에 쏠려있다. 신종균 사장이 총괄하는 IM의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실적을 두고 '갤럭시의 힘' '신종균 파워'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번 실적에서는 IM부문 외에 윤부근 사장이 이끄는 CE(소비자가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TV를 중심으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곳이다. CE 부문 매출은 12조1500억 원, 영업이익은 76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를 합쳐 상반기 전체 매출은 22조9000억 원, 영업이익은 1조 원을 돌파했다. 2분기 CE 한 부문의 실적이 지난 25일 발표된 LG전자 2분기 전체 실적과 맞먹을 정도다.

교체 주기가 빠른 스마트폰과 달리 TV, 냉장고, 세탁기 등은 한 번 구입하면 최소 3~4년, 길게는 10년 주기로 제품을 바꾼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과 달리 소비자 가전은 가장 높은 TV에서도 이익률이 5~6% 수준이다.

특히 올 상반기는 선진 시장의 수요 둔화와 비수기 영향으로 인해 TV는 한 자리 중반 대의 성장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진 시장을 공략하고 신흥지역에선 LED TV 판매를 80%까지 늘려 시장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6년 연속 세계 TV 판매 1위의 저력이 위기에 더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니, 파나소닉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부진한 가운데도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매출과 이익 모두 크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생활가전도 신흥시장 판매와 성수기 에어컨 물량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뤘다. 다만 아직까지 생활가전(백색가전) 일부는 국내에선 LG전자에, 해외에서는 월풀에 다소 밀린다. 올해부터 생활가전 부문까지 맡게 된 윤 사장은 TV의 1등 DNA를 이곳에도 이식하기 위해 가전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사업이 계절적 성수기로 진입하는 3분기에 맞춰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활가전은 전체 시장의 성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T9000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것일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IM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4개 사업부(IM, CE, 반도체, 디스플레이) 중 한 곳의 비중이 60%를 넘어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한 사업부 이익이 절반 이상이라는 건 이 사업이 흔들릴 경우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단 얘기" 라며 "삼성전자 내에서도 이런 리스크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