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불황에 더 강하다는 말이 이번에도 입증됐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환율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올 2분기에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을 바탕으로 분기 최고 이익을 달성했다.

모든 사업부가 고르게 성장해 든든한 사업 구조를 과시했다. 특히 무선(스마트폰) 사업이 속해 있는 IM(IT&모바일) 부문은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 '갤럭시 힘'…IM 매출, 반도체+패널 압도

27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7조6000억 원, 영업이익 6조7200억 원, 순이익 5조19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79% 늘어났다. 올 1분기와 비교해도 주력 사업군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매출은 5%, 영업이익은 15% 증가했다.

부문별 실적에서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폰이 포함된 IM 부문. IM사업은 매출 24조400억 원, 영업이익 4조19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S3 등을 앞세운 스마트폰 판매로 거둔 매출만 20조5200억 원에 달한다. 스마트폰은 지난해 3분기부터 이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매출 합을 뛰어넘을 정도로 삼성전자 실적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IT와 네트워크 사업의 실적 둔화로 IM 전체 이익은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력 LTE 장비의 판매 감소와 선진 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PC 및 프린터 판매가 줄었다" 며 "스마트폰에선 하이엔드급 모델의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난 분기 부진했던 DS 부문 실적도 개선됐다. 매출 17조300억 원, 영업이익 1조8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는 D램 가격 상승과 고부가 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 디스플레이 패널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실적 성장과 액정표시장치(LCD) 개선으로 이익이 크게 불어났다.

TV와 생활가전을 맡고 있는 CE(소비자가전) 부문은 매출 12조1500억 원, 영업이익 7600억 원을 달성했다. TV의 경우 선진시장에서 ES7000ㆍ8000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신흥시장에선 지역 특화 LED TV 판매에 집중했다. LTE TV의 비중은 지난 분기 60%에서 이번 분기 80% 중반까지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TV 전체 판매량은 시장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은 선진 시장의 수요가 둔화하는 속에서도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나나며 매출 성장과 실적 개선을 이뤘다.

◆ 3분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대응

올 2분기 설비투자는 6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가 3조9000억 원, 디스플레이 패널이 1조3000억 원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 설비투자 누적 집행 금액은 약 14조 원(반도체 9조7000억 원, 디스플레이 패널 2조6000억 원)으로 연간 대비 56% 수준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 가치, 차별화된 전략으로 지속적인 경영실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선 갤럭시S3의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신흥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반도체의 경우 D램은 서버, 모바일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낸드 플래시는 임베디드 스토리지 제품 비중을 확대한다. 특히 시스템LSI는 32나노 생산의 본격화에 따른 모바일 신제품 공급확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TV는 계절적 성수기로 진입하는 3분기에 맞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 유로존 위기와 실물 경기 침체 등이 예상돼 업체 간 경쟁은 심화될 것" 이라며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