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북한 대표팀 국기로 태극기가….’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가 북한 대표팀의 국기로 태극기를 올리는가 하면 북한을 한국으로 부르는 예상치 못한 실수를 저질러 빈축을 사고 있다.

조직위는 25일 오후 7시45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햄든파크에서 열린 북한과 콜롬비아의 여자축구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착오로 대형 전광판의 북한 선수 명단 옆에 태극기 사진을 올렸다.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올라온 것을 본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은 강력하게 항의하며 경기장 입장을 거부했고 경기는 예정보다 1시간5분 지연된 8시50분에 시작됐다.

이에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바로 성명을 내고 “북한 국기 대신 한국 국기가 전광판에 나온 것은 실수였다”면서 “북한 축구대표팀과 올림픽위원회에 사과한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26일 올림픽파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제 일은 실수였고 총리로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공식 사과했다.

신의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대표팀 경기에서 국기가 잘못 표기된 것은 대단히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으면 경기장에 끝까지 나가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실수도 바로잡혔고, 조직위원회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사과의 뜻을 전해와 경기에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승점 3점을 확보했다.

또 이날 런던 익셀런던 캐피털 스위트에서 열린 올림픽 탁구 대진 추첨식에서 조직위는 북한 대신 한국을 호명했다. 대진 추첨은 국가 이름이 들어 있는 파란 공을 뽑은 뒤 해당국 관계자가 나와 순번이 적힌 흰 공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에서 이미 2번 시드로 자리가 정해져 파란 공을 뽑을 필요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북한이 들어 있어야 할 푸른 공에서 한국이 나왔다.

푸른 공에서 북한 대신 태극기와 대한민국이 적힌 쪽지가 나오자 남북한 지도자들은 순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조직위는 급하게 사과한 뒤 국가 이름을 정정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