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급등하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국민일보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전국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양자대결에서 안 원장 지지율은 49.9%로 박 후보(42.5%)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중앙일보와 리얼미터가 지난 24~25일 실시한 조사에선 안 원장의 다자대결시 지지율은 31.7%로 박 후보(29.8%)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에 따라 박 후보 캠프의 반응 강도도 점점 세지고 있다. 2007년 박 후보 경선 캠프 대변인이었던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은) 어린왕자의 얼굴을 한 기회주의자”라며 “(안 원장이)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려는 의도를 보이는 것은 결승점 부근에서 마지막으로 기진맥진한 후보와 일대일로 경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캠프는 안 원장 지지율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도 들어갔다. 박 후보 경선 캠프 관계자는 “안 원장과 관련한 공식 대응은 일절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신경이 조금 쓰이는 건 사실”이라며 “일단 상황과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 후보 측에서는 안 원장에 대한 검증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내·외부에 기구를 두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진이 중심이 돼 안 원장의 저서와 SBS TV의 힐링캠프 대담 등을 기준으로 과거 언론에서의 발언과 대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안 원장의 힐링캠프 출연 직후 한 실무 인사가 “거짓말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후보가 지지율 확장을 위해 더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박 후보 캠프 정치발전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현 정권의 문제에 박 후보가 침묵하면 부동층은 동의로 간주하고, 결국 안 원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박 후보가 ‘MB정부’의 문제점을 겨냥해 부동층을 흡수하는 선거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태훈/광주=김정은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