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SK케미칼, 물없이 녹여먹는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신시장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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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 SK케미칼이 답을 찾다 "티 안내고 발기부전 치료할 수 없을까"
얇고 가벼워 지갑속에도'쏙~'
트라스트 패치 기술력 바탕…'엠빅스에스' 세계 첫 개발 쾌거
발매 50일 만에 매출 30억 돌파
필름형 치료제 영토 확장
천식치료제 등 다양한 연구…경쟁사들 앞다퉈 벤치마킹
얇고 가벼워 지갑속에도'쏙~'
트라스트 패치 기술력 바탕…'엠빅스에스' 세계 첫 개발 쾌거
발매 50일 만에 매출 30억 돌파
필름형 치료제 영토 확장
천식치료제 등 다양한 연구…경쟁사들 앞다퉈 벤치마킹
발기부전환자 A씨. 발기부전치료제를 복용하며 생활에 활력을 찾았지만, 약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감추고 싶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2009년 봄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 제제팀 최원재 선임연구원은 이 질문을 출발점으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SK케미칼(대표 김창근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세계 첫 필름형 구강분해(ODF)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에스 50㎎’를 선보였다. 기존 정제 형태 발기부전치료제와 차별화에 성공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엠빅스에스는 기존 엠빅스의 제형을 개선, 지갑 속에 들어갈 만큼 얇고 가볍게 만들어진 필름형 약이다. 수용성 부형제를 사용해 물없이도 복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약물흡수율(AUC)을 기존 정제보다 16.7%가량 개선시킨 것도 특징이다.
이 회사 연구팀은 해외에서 히트했던 ‘필름형 구강청정제’에 착안, 물 없이도 언제 어디서나 복용이 편한 필름형 발기부전약을 만들면 상당한 수요가 있으리라 판단했다. 기존 트라스트의 패치 기술과 정밀화학 고분자 필름 제조 연구 경험을 통해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초반 예상과 달리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엠빅스에스의 성분(미로데나필)이 쓴 데다 필름으로 도포하기엔 양이 많아 ODF로는 적합지 않았던 것. 연구팀은 네 달이 넘게 매달려 원료 물질에서 염산염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쓴맛을 해결하고, 필름 크기를 조절해 약물의 함유량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당시 제제팀 최나영 주임연구원 등 ‘엠빅스에스 T/F(태스크포스)팀’의 공이 컸다. 최 주임연구원은 “제제기술 중에서 특히 패치 제제에 대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와 유사한 필름형 제제에 대한 개발에 처음부터 자신이 있었다”며 “반면 막상 연구개발에 착수하니 차이점이 상당 부분 있어 고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필름형 공정에 맞는 설비와 평가방법이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ODF형 제제 상업생산을 위한 설비를 검토한 결과 도포건조설비와 성형포장설비가 필요했다. 도포건조설비는 연구개발 초기단계서부터 꼭 필요했고, 성형포장설비는 제형연구 완료 이후 도입해야 했다. 두 설비는 각각 최소 20억원 이상의 투자금액이 예상됐다. 상업적 성공을 가늠할 수 없는 초기 단계에서 결정을 내리기엔 쉽지 않은 상황. 결국 연구소 차원에서 직접 나서기로 했다. 일본으로부터 설비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대지진 등으로 운송이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6개월 만에 설비를 갖춰 개발에 착수했다. 김창근 부회장 등 임원들은 이 과정에서 연구팀을 전적으로 지원했다. 연구팀은 1주일에 4번 이상 연구소와 본사, 공장을 오가며 릴레이 회의를 이어갔다. 품목허가 목표기한까지 일정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처방개발이 어느 정도 완료된 2010년 7월 제네릭(복제약) 회사들의 비아그라 용도특허 무효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의 발매 목표 일정이 2011년 12월로 더 앞당겨졌다. 임상팀에서는 FDA(미국식품의약국)/EMEA(유럽의약품기구)의 규정 조사 등을 통해 ODF 특성에 맞는 과학적 임상 프로토콜을 작성했다. 또 대규모 1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허가문서 준비에 만전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1년 12월1일 품목허가를 획득, 목표했던 일정대로 제품을 발매했다. SK케미칼이 선도한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는 최근 쏟아지고 있는 비아그라 제네릭 회사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고 있다.
SK케미칼 라이프사이언스비즈니스(Life Science biz.)의 최낙종 마케팅 본부장은 “엠빅스에스의 발매로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겨났다”며 “이 같은 필름형 제제를 다양한 약품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제약계에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실제로 후속작인 필름형 천식치료제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한 상태다.
엠빅스에스는 발매 보름 만에 매출 10억원, 50일 만에 매출 30억원을 돌파하며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의 새로운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목표 매출 200억원 달성을 위해 현재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