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노바티스'타시그나',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 길 연 '표적항암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약 이야기
명약열전
유전자에 침투 암세포 제거…1차 치료제로 건보 적용
명약열전
유전자에 침투 암세포 제거…1차 치료제로 건보 적용
약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백혈병은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주인공의 시한부 삶을 상징하는 단골 소재였다. 하지만 최초의 표적항암제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이 등장하면서 백혈병도 관리가 가능한 만성질환이 됐다. 노바티스는 글리벡 개발과정에서 얻은 모든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를 선보였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신체에서 지나치게 많은 골수 유형의 비정상 백혈구 세포를 생성하면서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혈액암이다. 이 병의 원인은 염색체의 이상으로 생성되는 ‘필라델피아 염색체(Ph)’인데, 이것이 ‘Bcr-Abl’이라는 암 유전자를 만들어낸다.
타시그나는 이 유전자에 깊숙하게 침투해 이를 강력하고 신속하게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Bcr-Abl 단백질의 특정 부분에 결합해 암세포가 증식·분화하고 생존하는데 필요한 신호전달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를 제거하고, 암세포 생성도 함께 억제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병의 진행에 따라 만성기, 가속기, 급성기의 세 단계로 나뉜다. 만성기 단계에는 증상은 약간 있거나 거의 나타나지 않는데 이 시기는 몇개월에서 수년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가속기에 접어들면 정상 세포가 거의 없어진다. 약 25~40%의 환자는 가속기를 거치지 않고 만성기에서 바로 급성기로 진행되기도 한다. 급성기로 진행되면 3~6개월 내 대부분의 환자가 사망하기 때문에 만성골수성백혈병에 있어 치료의 핵심은 병을 늦추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타시그나를 만성골수성백혈병 1차 치료제로 글리벡과 비교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가 가속기나 급성기로 이르렀을 경우 글리벡을 복용해도 1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타시그나를 복용한 환자의 99% 이상은 가속기나 급성기로 병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타시그나는 글리벡과 비교시 암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는 완전유전자반응(CMR)을 보이는 환자 수가 2배 가량 높았다. 이는 곧 만성골수성백혈병에 걸렸지만 완치되는 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시 혈액 내 암 유전자 수치가 감소하는지 지속적으로 경과를 살피는데, 더 이상 암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는 것을 완전유전자반응(CMR)이라 한다. 완전유전자반응이 수년에 거쳐 나타나는 경우 거의 완치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글리벡이 백혈병을 불치에서 만성질환으로 바꿔놓았다면, 타시그나는 만성질환에서 완치의 시대를 여는 전기를 마련한 표적항암제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타시그나는 2010년 12월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만성골수성백혈병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고, 올해 7월1일부터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됐다. 타시그나는 △새로 진단된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인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환자의 1차 요법으로 치료시 1일 2회, 1회에 300㎎ 복용 △글리벡을 포함하는 선행요법에 저항성을 보이는 성인환자의 2차 요법으로 치료시 1회 400㎎ 복용이 권장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