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회원제이지만 회원제 매장보다 싼 가격, 단독상품 대폭 확대, 신선식품 강화, 결제 편의 강화.’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충남 아산의 천안아산점에서 선보인 ‘한국식 창고형 할인점 모델’의 특징은 이렇게 요약된다. 차별화된 한국식 서비스를 도입, 미국 ‘코스트코’ 및 롯데마트 ‘빅마켓’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하광옥 이마트 MD전략본부장(부사장)은 25일 “창고형 할인점은 대형마트보다 고객 연령층이 젊은 차별화된 업태”라며 “내년에도 3곳 이상 출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마트트레이더스는 2010년 11월 경기 용인 이마트 구성점을 새단장해 1호점을 연 이후, 주로 기존 이마트 매장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출점해왔다. 천안아산점은 지난 13일 개점한 7호점으로, 한국식 표준 모델을 적용한 첫 점포다. 이마트트레이더스는 오는 9월까지 나머지 6개 매장도 ‘표준 점포’인 천안아산점과 같은 형태로 바꾸기로 했다.

이마트트레이더스는 같은 상권 안에 있는 대형마트보다 7~15%, 회원제 할인점보다는 3~5% 싸게 판다는 방침이다. 이날 천안아산점에서 신라면 30개들이 상자가 1만5480원으로, 바로 맞은편에 있는 롯데마트 천안아산점(1만8100원)보다 14%(2620원) 저렴했다.

초저가 전략을 펴기 위해 창고형 할인점 본연의 기능인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대형마트가 5만~7만종의 상품을 취급하는 것과 달리 이마트트레이더스는 4000종만 팔기로 했다. 코스트코(3800종)와 비슷하고 빅마켓(2500종)보다는 약간 많다.

이마트트레이더스는 이마트와 상품구색을 차별화하기 위해 그동안 12% 수준이었던 단독상품 비율을 85%까지 늘릴 계획이다. 해외 직소싱과 자체상표(PL) 제품 기획을 확대, 상품 대부분을 ‘다른 곳엔 없는 물건’으로 채우기로 했다. 천안아산점에서는 100g당 1180원인 호주산 ‘양념 소불고기’, 2ℓ 6병에 1980원인 PB 생수 ‘샘물청’, 백화점보다 20% 저렴한 영국 도자기 ‘포트메리온’ 등이 눈에 띄었다.

병행수입을 통해 인터넷몰보다 저렴하게 들여온 스위스 ‘칸켄’ 백팩(6만9800원), ‘케이스위스’ 여성 운동화(2만9980원), ‘머렐’ 남성 고어텍스 등산화(5만9800원) 등 패션·아웃도어 용품도 인기품목으로 떠올랐다. 까르띠에·불가리·IWC 시계, 프라다·구찌·펜디 가방 등도 백화점보다 저렴했다.

이마트트레이더스는 채소·양곡·과일 등 신선식품은 온도를 15~18도로 유지하는 500㎡ 규모의 ‘쿨링 존’에서 판매, 공산품 위주의 다른 창고형 할인점과 차별화하기로 했다. 또 삼성카드만 받는 코스트코, 롯데카드만 받는 빅마켓과 달리 모든 신용카드를 받으며, 비회원제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올해 창고형 할인점 부문에서 전체의 5%인 65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식 창고형 할인점의 표준모델을 천안아산점에 선보였다”며 “이를 통해 이마트와는 또 다른 쇼핑기회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산=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