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주한 미국대사(사진)는 25일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에 서명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가 없지만 북한이 핵개발과 인권유린 등 불법 행위를 계속하는 한 평화협정에 사인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최한 초청강연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한미관계 발전방향’이란 주제로 연설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에 가하는 경제 제재는 이유가 있다”며 “북한의 태도와 행동이 바뀌면 유엔과 미국의 제재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이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핵·미사일문제, 인권문제 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다면 미국이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북한이 2·29 북·미합의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합의를 위반하면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국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며 “미국은 북한을 향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으며 생산적인 논의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과 미얀마는 부정적 공통점이 많은데 최근 버마 지도부가 국민의 삶 개선을 위해 경제적 개혁을 단행키로 했다”며 “버마 지도부의 이런 긍정적인 결정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적극 화답했다”고 역설했다.

한·일정보보호협정 논란과 관련, 김 대사는 “한·일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일본이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길 기대한다”며 일본에 과거사 청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이라며 “미국은 한·일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