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증권운용업계도 '감성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냉각된 투자자들의 심리를 녹이는 방법을 찾아 나선 것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UBS자산운용은 '하나UBS프로야구그룹주펀드'를 출시하고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펀드명에 '프로야구'란 단어가 들어간 것은 업계에서 최초다. 이 펀드는 삼성 LG 현대(기아) SK 두산 롯데 한화 넥센 엔씨소프트 등 프로야구 구단을 바탕으로 하는 한국 대표기업 중에서 유망한 기업 40여개를 선정해 투자한다.

타 그룹주 펀드와 차별성을 고려하면서 주요 대기업이 프로야구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마케팅에 힘을 썼다고 하나UBS운용 측은 설명했다.

사공경렬 하나UBS자산운용 마케팅 전무는 "야구에서 타율이 높은 타자는 직감이나 행운에만 의존하지 않고 투수에 대한 분석과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홈런을 날린다"며 "이번 펀드 이름에는 꼭 홈런치는 펀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를 앞세운 마케팅도 활발하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BNPP 엄마사랑어린이' 펀드 고객을 대상으로 '어린이 예술·경제 캠프'를 이날부터 개최했다. 어린이들은 뮤지컬 배우 남경주와 함께 뮤지컬을 체험하고, 제주 올레길과 매직아일랜드, 모의 주식투자게임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최하는 우리아이글로벌리더대장정은 올해로 6주년을 맞았다. 어린이펀드인 '미래에셋우리아이펀드시리즈' 판매보수와 운용보수에서 각 15%씩 적립해 청소년금융기금을 마련,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어린이 펀드 가입시 이 같은 프로그램 효과가 한 몫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의 차별화된 마케팅도 이어지고 있다.

"감성을 자극해라" 불황에 뜨는 증권운용업계 이색 마케팅
한화증권은 지난 3월 갤러리아지점을 오픈한 후 VIP 고객들을 초청해 와인과 커피, 미술품 강의 등을 매달 실시해오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19일 우수 개인고객과 법인 고객 1600여명을 초정해 뮤지컬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관람하는 행사를 가졌다.

하나대투증권도 이날 청담금융센터에서 VIP 고객을 대상으로 미술 강연회를 개최하고, 문화예술 기부에 대해서도 소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주로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이색 강의에 초청한다"며 "증시 전망만 하는 설명회보다는 확실히 고객 반응이 뜨겁고 관계도 두터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