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화학주들이 ‘침체의 늪’에 빠져 있지만 정밀화학 소재기업인 한솔케미칼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13.94% 올랐다. 같은 기간 화학업종지수가 3.1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기업명에 ‘케미칼’이 붙어 있어 ‘화학주’로 분류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인 과산화수소, 라텍스 등 정밀화학소재를 취급하고 있어 주가가 일반 화학주들과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호남석유화학이 ‘어닝쇼크’를 낸 것을 비롯 화학주들은 2분기 실적 우려감이 높다. 하지만 한솔케미칼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이 좋아졌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특히 한솔케미칼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과산화수소 부문의 이익 성장세가 돋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과산화수소는 반도체세정액, 액정표시장치(LCD)용 식각액 등으로 활용되는 제품으로 한화케미칼을 비롯 4개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과산화수소 가격 강세가 지속된 데다 출하량이 일부 늘어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3%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적 모멘텀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산화수소가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이 60% 이상일 정도로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상반기 완료된 과산화수소 증설 효과가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증설로 연간 5만5000(올초 기준)이던 과산화수소 생산량은 9만으로 63%가량 늘어난다.

반도체 공정 관련 화학약품, 전극보호재 등 신규사업도 꾸준히 확장 중이다. 이에 따라 한솔케미칼의 올해 매출은 11.9% 증가한 3122억원, 영업이익은 37.9% 늘어난 331억원으로 예상됐다. 수익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올해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인 10.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자회사의 지분법 이익도 한솔케미칼의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한솔케미칼이 제조한 과산화수소를 추가정제해 국내 반도체업체에 납품하는 삼영순화(비상장사)의 실적 개선 덕에 올해 90억원가량의 지분법 이익이 예상된다.

과점 체제에서 경쟁사의 증설이나 신규진출은 리스크 요인이다. 최근 태광산업이 과산화수소 시장에 신규 진출한 점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 연구원은 “태광산업의 진출이 아직까진 시장 경쟁을 과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