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사진)은 미국 경영전문지 포천이 2007년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25인’에 포함됐고 포브스가 2009년 뽑은 ‘업계 최고의 경영인들’에 선정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기업인이다. 여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로 2010년 8월 HP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을 때 주가가 10%나 떨어질 만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설립자(회장)의 발탁으로 그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사프라 카츠와 함께 2010년 9월부터 오라클 공동 사장을 맡고 있다.

허드 사장이 야심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최적화 전략’ 사업을 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개했다. 허드 사장은 24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을 첫 방문국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통신과 전자 등 정보기술(IT) 분야는 물론이고 산업 전반에 걸쳐 세계적인 기업들이 한국에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라클 전체 매출에서 ‘한국 오라클’이 차지하는 비율은 2%대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등 글로벌 기업고객이 많아 성장률이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드 사장을 포함한 오라클 경영진은 한국에서 미래형 데이터센터 운영 로드맵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전 세계 60여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오라클은 2009년 컴퓨터 서버 업체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는 등 2005년부터 매년 10여개에 달하는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해 왔다. 최근에는 스카이어·클리어트라이얼 등 클라우드 관련 기술기업과 바이트루 등 소셜 마케팅 관련 기업들을 사들였다.

허드 사장은 “지난 1년간 M&A에 지출한 금액이 60억달러”라며 “향후 1년간 5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인 연구·개발(R&D)과 함께 기업 M&A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드 사장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을 결합해 최적화한 통합시스템 수요는 앞으로 점점 늘어 IT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연산 속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 구입 비용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지난 4분기(3~5월) 실적이 그 직전의 1~3분기 합계 실적에 맞먹을 정도로 통합시스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쟁사인 SAP와 IBM 등이 통합 시스템 전략을 세우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이 시장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드 사장은 또 “기업이 다뤄야 하는 데이터는 계속 급증할 것”이라며 “제한적인 예산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복잡한 정보를 다루려면 통합 시스템이 제공하는 최적화를 통해 간결히 처리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도 차세대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내세웠다. 그는 “여러 응용프로그램을 클라우드로 공급하는 ‘애플리케이션 인 더 클라우드’가 우리의 슬로건”이라며 “경영관리와 인재 채용은 물론 금융 솔루션까지 모든 응용프로그램을 클라우드에서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