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는 특별한 악재와 호재 없이 수급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이번주는 '어닝시즌의 하이라이트' 국면으로, 시장은 느리지만 충분히 상승 추세로 반전 시도가 가능할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22일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최대 이슈는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개선과 경기부양책 시행 등 크게 두 가지"라면서 "하지만 미국과 중국 모두 경제지표의 의미 있는 개선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후진타오 총리 모두 경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해서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단기간에 시장 내 강한 모멘텀(상승동력)이 형성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정 연구원은 다만 다음주 지수가 뚜렷한 '우상향' 방향성은 아니더라도 박스권(1890~1910선) 상단으로 움직이기 위한 일부 긍정적인 신호들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과도한 실적 우려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 매수세도 재개될 조짐이 지난주 발견(외국인 4일 연속 순매수 기록)되고 있다는 것.

그는 "특히 이번 주는 어닝 시즌의 하이라이트 국면"이라며 "내부적으로는 POSCO(24일), 하나금융지주(25일), 현대차(26일), SK이노베이션(27일) 등 주요 업종 대표주의 실적 공개가 대거 예정돼 있다"며 "지난 주 실적 결과처럼 이번 주 국내 기업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 국내 증시의 주가약세도 조만간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도 애플, 듀폰(24일), 캐터필라(25일), 엑슨모빌, 다우케미칼, 포드(26일)등 주요 기업 실적이 공개될 예정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가 지난주 글로벌 증시 상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 우려 때문"이라며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특성상 매크로의 불확실성이 컸던 2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 훼손 가능성이 증폭될 수 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그렇지만 지난주 실적을 내놓은 LG화학,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대한항공 등이 모두 당초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 무엇보다 1분기 대비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1분기 대비 2분기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긍정적이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은 국내 기업의 높아진 글로벌 경쟁력과 이익 안정성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경우 느리지만 충분히 상승 추세로의 반전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배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업종 대표주 가운데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세가 재개되면서 5~20일선의 골든크로스와 함께 추세 반전 시도를 보이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심리적인 측면에서 주도주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다면 그간 위축된 투자심리의 회복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위기 국면이 진행중인 국면에서 지난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의 경쟁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이후 투자자들에게 '매수'의 논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감은 어닝시즌 이후 지수의 상승 반전 계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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