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레이싱의 전설' 박정룡 씨가 21일 강원도 태백레이싱파크에서 열린 '2012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4전' 현장에서 은퇴식을 갖고 레이서로서의 인생을 마감했다.

1세대 레이서인 박정룡(아주자동차대학 모터스포츠학과 교수) 씨는 국내에 자동차경주가 처음 시도된 지난 1987년 당시 공식 1위 기록을 남긴 원년 우승자다. 온로드 서킷 등장 이전부터 숱한 우승컵은 거머쥔 그는 1995년 국내 첫 서킷 시리즈 원년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포장과 비포장을 가리지 않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또 지난 1988년 한국인 최초로 파리-다카르 랠리에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1995년 세계랠리선수권, 1996년 아시아태평양랠리선수권, 2001년 일본 포카 1,000 내구레이스, 2002년 일본 슈퍼다이큐 등 국제 무대에 진출하여 대한민국 대표 레이서로 활약했다.

박씨는 은퇴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한다고 생각하면서 지난날을 돌이켜 보니 매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레이싱에 빠져 살았다는 자체가 즐거운 인생이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어 "우승도 즐거웠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 시합에 대한 긴장감이 더 큰 즐거움이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잘 할 수 있었던게 레이스였다"고 말했다.

또 후배들을 향해 "열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그는 "우리는 힘든 시절에 했기 때문에 더욱 열정이 있었다. 지금 선수들이 자기가 맡은바에 있어서 열정을 다한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F1 드라이버가 탄생하지 않는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박씨는 "국내 경기에서 포뮬러 레이스를 해야만 F1 드라이버가 나올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면 우리나라에서 F1 드라이버가 나오는 것은 어렵지 않을것"이라고 직언했다.

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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