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에 보이는 '세 줄기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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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국인 삼성전자 5일째 순매수
(2) 美·中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
(3) 예상에 부합하는 2분기 실적
(2) 美·中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
(3) 예상에 부합하는 2분기 실적
코스피지수가 1800대 초반에서 횡보를 지속하는 가운데 주가가 바닥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는 수급 및 실물경기 측면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등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 부동산 경기도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분기 기업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는 악화됐지만 기대치에는 대체로 부합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가 여전히 위축돼 있지만 주가 추가 하락을 저지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사들이며 순매수로 전환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1268억원어치 순매수해 5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포함, 유가증권시장에서 1972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이틀 연속 매수 우위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03포인트 내린 1822.93으로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지난 5월과 6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와 비슷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순매수는 곧 외국인 전체 수급이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을 의미한다. 5월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8871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9368억원)의 94.7%에 달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 전환은 수급뿐만 아니라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며 “정보기술(IT)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 코스피지수도 박스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그러나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는 것은 5~6월 공매도했던 것을 갚기 위한 ‘쇼트커버링’일 수도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추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대 모으는 미국 중국 부동산 경기
미국과 중국 부동산 경기가 바닥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주택건설업협회(NAHB)가 집계한 7월 미국 주택업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6포인트 오른 35로 2007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 기존 주택 판매가 전달보다 5.4% 감소하는 등 수요 측면의 회복세는 약하지만 공급과 심리 측면에서는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매크로팀장은 “미국 주택 착공이 늘어 건설 투자의 성장률 기여도가 높아졌다”며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둔화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70대 도시의 지난달 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0.02% 상승했다. 중국 70대 도시 집값이 전달보다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오는 9월부터는 부동산 투자도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중국 건설 투자와 관련된 소재 및 기계 업종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실적 ‘쇼크는 없다’
기업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악화됐지만 증권사들이 추정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당초 추정치(682억원)보다 88.4% 많은 1284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LG화학 GS리테일 삼성엔지니어링도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추정치에 크게 못 미친 실적을 낸 기업은 금호석유 LG상사 등이다.
앞으로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3분기 실적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 작업도 마무리되는 국면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집계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186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8일 현재 39조원으로 1주일 전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화학 정유 업종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폭이 줄었고 자동차 제약 등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