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살까 말까 망설이는 고객 잡으려면…新제품 권하지 마세요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영학 카페 - 선택의 패러독스

    후회하지 않게
    더 좋은것 나올텐테…후회가 두려운 고객들, 스마트폰 등 구입 미뤄

    단순해져라
    온라인 구두쇼핑몰 페르쉐…굽높이·모양·색·장식 선택
    100일만에 회원수 10만명…고객이 결정할 틀만 제시
    살까 말까 망설이는 고객 잡으려면…新제품 권하지 마세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여성용 의류매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 부장은 요즘 마음이 착잡하다.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매출 감소 불안감이 그 원인이다. 게다가 며칠 전 매장에서 봤던 한 고객의 행동 때문에 더 혼란스럽다. 물건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고객이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매장을 담당하던 한 직원이 고객에게 어떤 점 때문에 고민하는지 물었다. 고객은 다 마음에 드는데 유행이 바뀌어도 입을 수 있는지를 걱정한다고 답했다.

    고객의 마음을 간파했다고 생각한 직원은 재치 있게 “이 옷은 최근 유행에 맞춰져 있어도 2~3년 입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런 점이 걱정이라면 유행을 앞서 나가는 다른 제품도 있다며 추천해줬다. 그런데 이런 조언을 들은 고객은 다시 망설이다 다음에 오겠다며 매장을 나가 버렸다. 직원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옆에서 지켜본 김 부장도 헷갈리기만 했다. 부하 직원이 딱히 무슨 잘못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매점이나 백화점 등의 매장에는 손님이 바글거리는데 매출은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고객들이 다양한 물건을 보고도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왜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선택의 패러독스’를 저술한 배리 슈워츠 교수는 고객들이 구매한 뒤 자신의 결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후회할게 될까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격이 비싼 제품일수록 후회에 대한 걱정으로 고객을 더 망설이게 만든다. 후회를 걱정하는 고객이라면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고 광고해도 쉽사리 구매를 실행하지 못한다고 슈워츠 교수는 말한다.

    후회를 걱정하는 고객이라면 오히려 제품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거나 다른 제품을 추천하면 되지 않을까.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새로운 제품까지 알 수 있어야 후회하지 않게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객관적으로는 그 말이 맞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새로운 정보나 새로운 제품의 추가가 후회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또 다른 정보나 신제품이 나오면 결국 후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빠르게 신제품이 나오는 스마트폰 구입을 뒤로 미루는 고객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는 두려움에 구매를 결정하지 못하고, ‘다음에, 다음에’만 되뇌인다.

    이처럼 후회를 걱정하는 고객이 곧바로 결정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당연히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면 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최근 실린 논문 ‘고객을 유지하려면 단순해져라(To Keep Your Customers, Keep It Simple)’에서는 이런 고객들에게는 스스로 대안들을 비교할 수 있게 하라고 말한다. 고객의 선택을 쉽게 만들어주면 된다는 것이다.

    먼저 고객이 고민하는 선택의 폭을 좁히도록 유도하라. 다양한 제품을 갖추되 고객이 선택을 필요로 할 때는 몇 가지 단순한 옵션을 주어 고객이 고려할 제품 수를 줄이게 도우라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 맞춤구두 쇼핑몰로 인기를 끌고 있는 페르쉐는 이런 방식으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페르쉐에 가입한 회원은 자신이 원하는 패션 아이콘을 선택한다. 그러고는 굽 높이, 모양, 색상, 장식 등의 취향을 퀴즈 형태로 선택한다. 취향 이후에는 개인화 선택도 가능하다. 연령대 사이즈 등을 입력하면 나만의 맞춤형 추천 제품이 주어진다.

    페르쉐는 이처럼 고객의 선택폭을 좁혀주는 방식을 통해 브랜드를 론칭한 지 100일 만에 회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또 다른 방법은 고객이 자신의 판단을 확신할 수 있도록 판단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드비어스는 오래 전에 고객이 판단하기 좋은 기준으로 ‘4C’를 제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4C란 캐럿(carat), 색상(color), 투명도(clarity), 세공(cut)을 의미한다. 이 네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여러 제품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고, 그러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

    조금 더 고객이 확신을 갖게 만들려면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비교표나 점수표를 작성하게 해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단, 위의 방법들을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선택을 줄여줄 옵션이나 판단 기준이 직관적으로 명확하게 이해될 수 있어야 하며, 서로 구분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치약의 종류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면서 맛이 좋은 치약, 상쾌한 호흡을 위한 치약, 어린이 치약 등의 분류를 제공한다면 고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어린이 고객이라면 자신의 취향을 생각해야 할까, 어린이용 치약을 골라야 할까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헷갈리는 기준은 오히려 고객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매장에서 마음을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을 추천하려고 하지 말라. 고객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비교방법을 제시하면 고객은 구매한다.

    이계평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ADVERTISEMENT

    1. 1

      투자 세제 지형 격변…'배당 분리과세' 유불리 따져야 [고정삼의 절세GPT]

      <고정삼의 절세GPT>에서는 독자들이 궁금해할 세금 관련 이슈를 세법에 근거해 설명합니다. 22회는 윤나겸 아우름웰스앤택스 대표 세무사와 함께 올해부터 달라진 세제에 대해 알아봅니다.>올해부터 기업의 법인세율이 1%...

    2. 2

      "하루 20시간 써요"…요즘 부모들 난리 난 '300만원 아기 헬멧'

      아기의 머리 모양을 예쁘게 만들어 준다는 '두상 교정 헬멧'이 개당 200만~300만원에 이르는 고가에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신생아 머리의 특정 부위가 납작하게 눌리는 사두증 진단이 늘고 ...

    3. 3

      다이소 또 일냈다…5만원짜리 5000원에 팔더니 '품절 대란'

      다이소가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과 협업해 선보인 화장품 '줌 바이 정샘물'이 출시 직후부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10일 다이소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스파츌라 파운데이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