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신흥아시아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가 견조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들 국가의 내수시장이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으로 증시가 강세를 띠고 있는 덕분이다. 펀드 규모는 작지만 내수 중심의 경제성장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신흥아시아펀드를 글로벌 시장의 투자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 평균 수익률 10%대

18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지난 17일까지 수익률은 평균 1.58%로 국내주식형펀드 수익률(-1.66%)을 앞서고 있다. 해외주식형펀드 중에서는 신흥아시아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 9.64%로 성과가 가장 좋다. 펀드 설정액(2938억원)은 해외주식형펀드(28조8209억원)의 1% 정도로 덩치가 작지만 올해 펀드 성과에서 상위 20개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중 6개가 신흥아시아펀드일 정도로 뛰어난 수익률을 과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아세안셀렉트Q1’은 18.53%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아세안자2’(15.02%)와 ‘미래에셋ASEAN업종대표자1’(14.79%) 등도 올 들어 15% 안팎의 수익을 냈다. 이들 펀드는 글로벌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출렁거린 최근 1년 동안에도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의 증시 상승률이 높아 신흥아시아펀드 수익률도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주가지수는 연초 이후(17일 기준) 20.2% 올랐다. 베트남(19.3%) 태국(17.88%) 싱가포르(12.02%) 말레이시아(8.34%) 인도네시아(6.94%) 등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24%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내수 경기를 바탕으로 제조업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외국인 투자금 유입 등이 어우러지면서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아시아 증시 상승세 지속될 듯

전문가들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둡지만 내수 비중이 높은 신흥아시아 국가들은 글로벌 악재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국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책임연구원은 “싱가포르와 태국 필리핀 등은 건설과 관광 분야 호황이 이어지고, 제조업 수출 둔화 폭도 축소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고 있고, 외국인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베트남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무역수지 적자로 경제성장이 둔화돼 증시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신흥아시아 펀드의 수익률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